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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방에선] 상수원 수질관리 지역민에 권한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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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정도가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이 건강하지 못하면 우리나라가 건강하지 못한 것이니 절대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정수기에 생수를 마시고, 정부는 '맑은물 대책' 등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므로 수도권의 젖줄인 한강 상류에 살고 있는 강원도 사람들은 깨끗한 물을 수도권에 공급해야 한다.

상수원을 깨끗이 보전하려면 유역에서 들어가는 모든 오염물질들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이제까지는 상수원으로 흘러들어가는 오염물질만 관리해왔다.

그러나 상수원 유역에 떨어지는 비와 먼지로 인한 오염물질들을 관리하지 않으면 더 이상 깨끗한 상수원을 지킬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도권에서 공기를 통해 날아오는 오염물질이 수도권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그 물을 다시 수도권 사람들이 마시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여러가지 법들을 만들어 수도권 상수원지역을 규제하고 있으나, 더러운 공기로 오염물질을 보내면서 깨끗한 물을 내려보내라고 떼쓰는 격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상수원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대기질 개선에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강우가 여름에 집중돼 수자원 확보와 홍수 조절을 위해 많은 댐들을 건설했고, 새로운 댐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안개 등 댐이 주변지역에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크지만 댐을 건설하고 운용하는 과정에서는 고려되지 않는다.

국내 최대규모인 소양댐이 있는 춘천시는 댐으로 인한 적절한 피해보상을 받기는커녕 소양댐에서 방류한 물을 사용하면서 수억원의 물값을 내고 있다.

소양강에서는 댐을 막기 전에도 많은 물이 흘렀으나 댐 건설로 인해 강원도민들은 물에 관한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상태다.

강원도민에게 강원도에 내리는 비와 흐르는 강물에 대한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일부분이라도 강원도민이 이들 물에 대한 수리권(水利權)을 갖는다면 솔선해서 깨끗한 상수원 보전에 힘쓸 것이다.

이제 수도권 상수원의 수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수리권의 재검토와 대기오염 물질을 포함하는 수질관리 대책이 필요한 때다.

김만구 <강원대 교수.환경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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