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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관세특례법 표결에 막판 로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중국에 대한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부여 법안을 놓고 미국 하원이 열띤 토론에 들어간 23일(현지시간).

24일의 법안통과를 추진하고 있는 공화당의 리처드 아미 원내총무는 넉넉한 표정으로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로이 블런트 원내부총무도 "확신이 점차 커지고 있다" 며 낙관적 견해를 피력했다.

통과에 필요한 수는 하원재적 과반수인 2백18표.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AP.AFP 등 서방언론들은 의회 관계자들의 분석을 토대로 근소한 차이의 통과를 전망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와 상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PNTR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중국은 매년 미국의 무역 대상국 지위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며 낮은 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미국 기업들도 중국시장 개방으로 막대한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보적 태도의 의원들이 많아 법안통과를 위해 엄청난 로비자금과 광고비를 투입한 미 기업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명확한 찬반 입장을 나타내지 않은 의원들을 상대로 막판 치열한 로비전을 전개 중이다.

예컨대 법안통과 로비에 1천억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내 2백대 대기업 협의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의사당 앞에서 의원과 행인들에게 전화카드를 무료로 나눠주면서 법안통과의 당위성을 호소했다.

로비전에는 중국의 엄청난 영화.오락시장을 겨냥한 영화계도 뛰어들어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잭 밸런티 미 영화협회장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미.중 무역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마이클 아이너스 디즈니 회장도 데니스 해스터 하원의장을 만나 로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사자인 중국측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외무부 대변인실은 "PNTR 법안이 통과되면 미.중 양국간 우호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무역이 촉진된다" 며 "이는 곧 미국 기업들에 이익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미 노동계가 방어전선을 치고 있다. 미 노동총연맹 산업별회의(AFL-CIO)의 존 스위니 회장은 "이번 표결은 차기 의원선거에서 노동자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은 낙선을 각오하라는 뜻이다.

한편 뉴욕 월가의 분석가들은 법안 통과시 중국의 노동집약적 산업의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태국.인도네시아 등 노동집약적 수출국가들은 타격을 받겠지만, 한국.대만.일본 등 자본집약적 수출국들은 별 타격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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