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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의대 1일 대학생 최지수양

중앙일보

입력


하얀 가운, 해부학 실습, 산더미 같은 시험, 밤샘 공부. ‘의대생’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의대생들도 여느 대학생들처럼 미팅도 하고 수업시간에 졸기도 한다. 의사를 꿈꾸는 최지수(배화여고2)양이 순천향대 의대 1일 대학생이 돼 의대생의 하루를 경험했다.

일반교양·자연과학 기초과목 공부
“해부학 실습 때 사용하는 시체를 ‘카데바(Cadaver)’라고 불러요. 기증된 시체를 일컫는 전문용어지요.” 최양이 찾아간 순천향대학교 신창캠퍼스 해부학 이론 강의실에선 다음 학기 실습을 앞둔 2학년 학생들이 의과대학 박경호 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책상에 놓인 교과서에는 팔·다리·가슴 등 각각의 신체 부위를 구체화시킨 그림이 빼곡했다. 최양이 온통 영어로 된 두꺼운 책장을 넘기며 난감한 표정을 짓자 김준오(20·의예과2)씨가 친절하게 해석해줬다. “여기가 췌장, 여기는 간이야. 영어로 리버(liver)라고 하잖아. 의학용어는 영어로 돼 있어 알기 어려워. 나도 1학년 때 ‘의학영어’ 수업을 듣고 나서야 대충 이해했어.” 의대생들은 입학하면 가장 먼저 의학영어 수업을 들으며 각종 장기와 치료법 등을 가리키는 전문영어를 익힌다. 순천향대 의대는 2006년부터 의과대학에서 의료과학대학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의예과 2년은 의사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일반교양과 자연과학 기초 과목을 주로 공부한다.

이후 의학과 4년 과정 동안에는 전문 의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등 각종 이론을 깊이 연마하고 실습을 나간다. 예과 2년은 신창캠퍼스에서, 본과 2학년 1학기 까지는 천안캠퍼스에서, 본과 2학년 2학기부터는 서울(부천)캠퍼스에서 공부한다. 의과대학 박윤형 학장은 “우리학교는 서울·천안·구미·부천에 4개 병원이 있어 졸업 후 선택의 폭이 넓다”며 “각 캠퍼스는 모두 병원과 인접해 있어 이론과 실습을 동시에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의약바이오 분야 선도산업에 선정

순천향대는 의료과학 특성화 대학이다. 지난6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 의약바이오 분야에 선정되면서 ‘의약바이오전공’을 신설했다. 의약바이오전공은 임상병리학과, 생명공학과, 의료생명공학과, 보건행정경영학과 등 의료과학대 내 12개 학과에 입학한 학생이 2학년에 올라가면서부터 복수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다. 학생들은 LBL 프로그램(Lab-Based Learning Program)에 따라 철저한 실험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받는다.랩실과 연구실을 오가며 의학 및 약학 관련전공의 기초 개념과 원리를 몸소 체득하도록하는 맞춤형 실험실 교육과정이다. 

홍보팀 이정규 팀장이 최양을 LBL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임상병리학과 면역생화학 실험실로 안내했다. 윤형선 교수와 학생들은 동물세포를 배양시켜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실험을 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윤 교수는 “과거에는 유전자를 증폭시키기 위해 박테리아를 사용했는데 번식하는데 한계가 있어 최근에는 동물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동물세포 배양은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실험자가 원하는 유전자만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윤 교수는 최양에게 프로테인(Protein단백질)을 직접 염색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최양은 실험가운을 입고 파이펫(시약을 처리할때 미세한 양을 조절하는 실험 기구)을 든 채 진지한 표정으로 피스톤을 눌렀다. “염색이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안상일(21·임상병리학과3)씨가 “단백질을 염색하는 작업은 고도의 섬세함과 경험이 필요하다”며 “프로테인이 담겨있는 홈과 눈높이를 맞추고 천천히 해보라”고 격려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프로테인이 보라색으로 물들자 최양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는 “의대생들이 입고 있는 가운에는 숱한 노력과 수고가 배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체계적인 실습과 실험을 통해 의학적 지식을 익혀나가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내신 성적 좋으면 입학사정관전형 선발

최양은 “순천향대 의대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규성(23·의예과1)씨는 “수능시험을 잘 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답했다. 의대는 소재지를 불문하고 대학마다 최고의 입학 커트라인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수시 2차도 내신 성적 외에 수능최저등급 기준(4개 영역의 합이 5등급 이내)이 적용되므로 수능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양이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걱정”이라며 울상을 짓자 서희경(18·의예과1)씨는 “입학사정관전형인 인간사랑전형은 수능성적 대신 봉사활동 50시간 이상, 내신 성적, 자기소개서로 학생을 평가하니 참고하라”고 귀띔했다.

[사진설명]순천향대 의대 1일 대학생 체험에 참가한 최지수 양이 임상병리학과 윤형선 교수(왼쪽)와 함께 진지한 표정으로 실험에 임하고 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 사진=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

▶참여신청= 02-6262-5630
sweetycarol@joongang.co.kr
(이름·지망대학·학과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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