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한국시장 10% 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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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다국적 금융그룹인 HSBC가 국내 영업망을 크게 늘려 2009년까지 국내 소매금융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경영 목표를 세웠다.

HSBC 한국지점은 이를 위해 지점을 추가로 신설하고 판매.영업 인력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국내 다른 금융회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하겠다는 복안이다.

HSBC의 이 같은 공세적 전략은 한미은행을 인수해 다음달 새로 출범하는 통합 씨티은행의 출범과 맞물려 국내 금융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금융회사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HSBC 한국 지점 박준규(사진) 부대표는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 초 '성장경영'을 글로벌 경영방침으로 정한 HSBC 본사가 한국에서도 고객 및 유통 채널을 늘려 5년 안에 소매금융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최근 확정했다"고 말했다.

박 부대표는 "HSBC 한국지사가 올해 소매금융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데다 한국시장의 잠재력도 높아 HSBC 본사에서 국내 시장을 보는 시각이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HSBC가 밝힌 시장점유율 10%는 씨티은행 통합법인의 점유율(7% 안팎)을 웃도는 것이다.

박 부대표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우선 ▶국내 지점 수 확대▶현재 700명 정도인 세일즈 에이전트 대폭 확충▶이동통신회사.백화점 등 고객을 많이 확보한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한 새로운 금융상품 유통망 확보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씨티은행 통합법인과 한국 금융사들이 은행.카드.보험.투신을 망라한 종합금융회사로 바뀌는 데 대응하기 위해 HSBC도 국내 금융회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대표는 "한국 금융시장의 규모가 예금 500조원, 대출 450조원, 펀드 등 수익증권 155조원 등으로 상당히 크고, 빠른 투자효과를 거둘 수 있어 다국적 금융회사들이 아시아에서 중국.인도.일본.대만 등과 함께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HSBC는 국내 프라이빗 뱅킹(PB)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본사와 연계한 통합자산관리 서비스인 FPS(Financial Planning Service)를 다음달 11일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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