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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넘어 해외로 … 국산 요트 시대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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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광동FRP산업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샹그릴라 3호’ 요트 시승식이 10일 부산 수영만 앞바다에서 열렸다. 전문가들과 초청인사들을 태운 요트가 파도를 헤치며 나가고 있다. [송봉근 기자]


10일 오전 부산시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 경기장. 흰색 요트 한 척이 비가 내리는 바다를 헤치며 미끄러 지 듯 광안대교 쪽으로 나아간다. 요트에 탄 20여 명의 요트 전문가들은 요트의 이모저모를 살펴 보느라 바쁘다.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세일링 요트인 ‘샹그릴라 3호선’ 의 시승식 모습이다. 이 요트는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 광동 FRP 산업이 2006년 개발에 착수해 1호(2007년 6월), 2호(지난해 6월)선을 진수한 뒤 이번에 3호선을 만든 것이다.

이 요트는 바람을 이용해 항해하는 세일링 요트로 선형은 카타마란(Catamaran.쌍동형) 형태다. 길이 52피트(16m) 짜리로 너비 8m, 돛대 높이 16.5m, 승선인원 29명 규모다.

레저용인 1, 2호선과 달리 3호선은 웨딩용이다. 선주사인 웨딩회사의 주문을 받아 선상결혼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광동 FRP 산업은 호주 ‘시윈드 카타마란’과 요트 수출 계약을 맺었다. 32피트 쌍동형 세일링 요트를 공동개발해 해마다 20척 이상 수출하기로 한 것이다. 내년 7월 호주 시드니 보트 쇼에 시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부산·울산·경남 요트 제작 업체들이 국산 요트 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수출까지 시도하는 것이다. 국내서 요트를 제작하는 업체 6곳 중 부산·울산·경남에는 광동 FRP산업외에 우남마린(경남 김해시), 현대요트(울산)등 3곳이 있다. 요트관련 부품을 포함한 해양·레포츠 업체의 경우 전국에 83개 업체가 있고 이 중 40%에 가까운 31개가 부산에 몰려 있다.

우남마린은 세계 여자 매치 레이스 요트대회(10월30일∼11월4일)에 쓰이는 경기용 세일링 요트 6척을 납품했었다. 현대요트는 10월13일 한강에서 럭셔리 요트 ‘아산42’ 공개행사를 가졌다. 아산42는 현대요트가 제조한 파워요트다.

◆요트산업 지원 성과=’샹그릴라 3호선’건조에는 부산시와 중소조선연구원의 기술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광동 FRP 산업이 FRP선체를 가볍고 튼튼하게 만드는 기술을 습득하도록 호주 기술자를 파견해준 것이다. 이 기술은 폴리에스테르 수지로 유리섬유원단을 반복해서 붙이는 작업을 수작업에서 진공성형방법으로 바꾸어야 가능하다. 그동안 국내 기술로는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오지 못했었다.

부산시는 는 올해부터 2012년까지 인력양성사업에 21억원을, 기술지원사업에 19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6년까지 핵심기술을 선진국 수준의 90%까지 끌어올리고, 해양·레저 장비산업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중소조선연구원 임장곤 선임연구원은 “기능위주인 대형 선박은 국내 기술이 세계수준이지만 요트와 같은 해양·레저 장비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어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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