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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맞는 5·18] 下.순수예술·학술분야의 변화-미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5.18은 미술에 현실이라는 생명과, 시대정신이라는 가치를 불어넣는 기폭제로 평가된다. 정치적 현실에 저항하는 미술은 이전까지 없었다.

군부정권 아래서도 참상을 알리기 위한 작품이 개별작가들와 소집단 모임에 의해서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85년 11월 민족미술협의회가 출범하면서 재야단체와 연합하는 문화운동으로 조직화했다. 80년대에 활동한 3백여명 민중미술인들은 '5월 화가' 로 불릴 정도로 광주의 5.18 정신을 대변했다.

민중미술의 저항적 활동은 특히 87년 6월항쟁과 88년 대통령 선거에 이르는 기간에 활발히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판화.만화.걸개그림이 민중미술의 3대 시각매체로 자리잡았다.

판화는 선이 강렬.단순해 힘이 있는데다 대량복제가 가능해 이해와 접근이 쉽다는 장점 때문에 오늘날까지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민중미술 작가로는 판화에서 홍성담.김봉준.이철수씨가, 회화에선 신학철.강요배씨가 손꼽힌다.

만화는 정치선전을 위한 수단으로 개발됐다. 만화는 87년을 거치면서 상당한 수준으로 성숙해 주완수씨의 '보통 고릴라' 나 반쪽이 만화 등이 정치 풍자만화로 자리잡았다.

걸개그림은 민족미술협의회 작가군에서 대학가 그림패, 노조문화패로 확산되면서 '한열이를 살려내라' 를 그린 최병수씨 등을 탄생시켰다.

90년대 들어 민중미술과 리얼리즘은 약화일로다. 오늘날 민중미술 진영은 변혁 집단으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거의 잃어버렸다.

미술작품에 있어서는 '민족적 민중성' 을 견지하되 양식적으로는 협의의 리얼리즘을 벗어나 다양한 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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