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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경영자·대주주 갈등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최고 경영자가 대주주와의 갈등 끝에 잇따라 물러나는 등 벤처 업계 일각에서 내분이 일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여행사 3W투어의 지분 54%를 가지고 있는 다국적 투자회사 아시아넷는 최근 경영노선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회사 창업자 장진우 대표를 퇴진시켰다.

아시아넷은 새 최고 경영자를 곧 선임하기로 하고 아시아넷 이사인 이원광씨를 임시 대표에 앉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인터넷 허브사이트 인티즌의 박태웅 사장이 대주주인 KTB네트워크 권성문 사장이 영입한 공병호 공동사장과의 갈등 끝에 회사를 떠났다.

박사장은 "대외업무만을 맡기로 했던 공사장이 인사권에 개입했다" 며 "인사권과 재무권이 침해받는 상황에서 전문 경영인의 한계를 느껴 사임했다" 고 밝혔다.

지난 3월에는 골드뱅크 김진호 사장이 대주주인 미국 릴츠사의 지원을 받은 유신종 부사장과 경영방침을 둘러싼 갈등을 빚은 끝에 물러난바 있다.

국민벤처㈜의 이동규 사장은 "자진사퇴 형식이라 하더라도 왜 회사를 떠나게 됐는지에 대해 주주들에게 상세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며 "이사회라는 공식 제도를 통해 객관적 경영실적을 평가해 사퇴 여부를 결정짓는 경영문화 정착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한국소프트창업자문 김동렬 사장은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일어선 창업자들이 회사규모가 커지면서 후속 수익 모델을 내놓지 못해 대주주들의 불신을 받게 된 것" 이라면서 "돈되는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하는 벤처기업들에서 앞으로 이런 갈등이 더욱 늘어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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