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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국내 지질조사 기틀 마련한 리드먼 박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 30년처럼 앞으로의 여생도 한국과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올 2월 국립 영국지질조사소를 정년 퇴직한 A.J.리드먼(60)박사는 지난 30년간 한국을 '사랑한' 노(老)지질학자다.

그는 우리 나라가 1970년대에 체계적인 지질조사 기틀을 마련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 사람으로 꼽힌다.

리드먼 박사가 우리 나라와 인연을 맺은 것은 71~73년 한.영 합동지질조사단원으로 내한하면서부터. 이 기간 동안 남한 지역 중 그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로 그는 열심히 조사에 나섰다.

76년 한국인 지질학자와 공동으로 펴낸 '한국의 지질' 이라는 연구서는 한반도 지질에 관한 최초의 종합 영문판으로 지금까지도 세계에 한국의 지질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70년대 중반 영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영국 외무성 초청으로 한국 지질학자들이 영국 내 대학 등에서 연구.연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그의 도움으로 영국에 건너가 지질학을 공부, 오늘날 한국의 지질학계를 이끌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에 이른다.

영국에 가는 국내 지질학자 중 리드먼 박사의 집을 방문하거나 머물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다.

그래서 그의 집의 손님방은 침대가 없다. 우리 나라 사람들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것이다.

그의 남다른 한국 사랑은 '이두만' 이라는 한국 이름과 70년대에 한국 여자 어린이를 입양한데서도 나타난다.

그 어린이(현재 28세.미혼)는 현재 회계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지난 8일 내한한 리드먼 박사는 23일까지 머물며 한국자원연구소에서 지질학 특강을 하고 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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