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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 축구에 고유정등 '샛별' 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5월의 신록처럼 싱싱하게 자라는 축구 꿈나무들이 있다.

남자 아이들 틈에서 당당히 주전으로 선발돼 공식경기에 출전한 '축구소녀' 고유정(11.서울 창동초6)과 4학년이라고는 믿기 힘든 개인기로 5, 6학년들을 요리, 두경기에서 7골을 몰아넣은 신현오(10.서울 원촌초4)가 그 주인공이다.

창동초등 축구부의 유일한 여자선수인 유정양은 1m44㎝.37㎏의 '단단한' 체격에 대인마크가 뛰어난 수비수. 지난 3월 서울시 교육감배대회 난우초등학교와의 경기에서 처음 주전으로 뛰었다.

비록 2 - 3으로 졌지만 유정양은 상대 남자 공격수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

1남2녀의 둘째딸인 유정양은 '예쁘게 자라야 한다' 는 부모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배우던 수영을 포기하고 축구화를 신었다.

왠지 축구가 좋고 재미있었기 때문. 이동국을 가장 좋아한다는 유정양은 중학교에 올라가 여자들끼리 경기를 하게 되면 공격수로 나서고 싶어한다.

창동초 김용훈 감독은 "유정이는 겁이 없고 체력도 좋아 계속 주전으로 기용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1m27㎝.23㎏의 신현오는 집안이 어려워 제대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한 탓에 앙상한 몸매가 애처로움을 느끼게 할 정도.

그러나 버들강아지처럼 휘어지는 유연성을 지녀 페인팅으로 두세명은 손쉽게 제치는 등 개인기가 뛰어나다.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축구로 성공하겠다는 옹골찬 면도 있다.

클럽 형식으로 운영되는 정우축구아카데미에 소속된 현오군은 전국초등학교생활축구대회에서 스트라이커로 매경기 골을 잡아내고 있다.

현오군을 지도하고 있는 한정우 코치는 "좋은 환경에서 잘 먹고 체력만 좋아진다면 나무랄데 없는 선수로 성장할 것" 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글.사진〓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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