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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상의 맛집 풍경] 서울 신사동 '우들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주택가에 위치한 '우들스' 란 우동집의 분위기는 남다르다.

가정집을 개조해 음식점으로 꾸민 이곳은 대문 앞에 잘생긴 청동제 강아지 한 마리가 '영업중' 이란 팻말을 목에 걸고 손님을 맞는다.

담장 옆 화단과 계단 양옆으로 키 작은 보라.노랑 팬지꽃이 가득하다.

현관에 들어서면 눈에 앞에 들어오는 도자기와 그림은 화랑으로 착각할 정도. 특히 창가 식탁에 앉으면 발 아래로 펼쳐진 마당 풍경이 실내에 흐르는 잔잔한 음악과 어우러져 마치 내 집에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우들스정식(1만2천원). 샐러드.전식.국수류(선택).후식으로 이어지는데 샐러드는 각종 야채에 허브를 넣고 드레싱과 파마산 치즈를 뿌려 고소하면서 새콤한 맛이 식욕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전식으로는 초밥류 5개가 직사각형 도자기에 담겨 나오는데 아보카도가 들어간 캘리포니아롤, 연어와 날치알을 곁들인 김초밥의 맛이 독특하다.

각자 선택해 먹을 수 있는 국수류는 새우우동.냉모밀.카레우동 등 10여가지. 더운 날이면 입맛을 당기게 하는 냉모밀은 내는 법부터 아주 특이하다.

국물을 그릇이 아닌 병에, 모밀국수는 밑이 움푹한 직사각형 그릇에 담아준다.

덩달아 볶은 깨를 작은 절구에 담아와 종업원이 손님 앞에서 직접 갈아 모밀국수 위에 뿌려준다. 고소한 깨소금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국물병 안에 무즙.실파.고추냉이를 풀어 넣은 뒤 다른 곳과 다르게 모밀 그릇에 부어 먹는다.

시원하고 개운한 뒷맛이 더없이 좋다.

면발도 라면정도의 굵기지만 씹는 맛을 느낄 만큼 부드럽다.

치즈를 넣은 카레우동도 별미. 닭고기.쇠고기.감자.당근.양파.양송이버섯 등이 넉넉하고, 굵은 면발은 말랑말랑하며 끈기가 있다.

천연과일(망고.딸기)로 만든 샤베트나 팥고물을 넣어 만든 파이만주 가운데 하나를 후식으로 골라 먹고 나면 주문할 땐 비싸다고 느꼈던 것이 누그러들며 분위기와 정성에 값을 조금더 치룬 기분이다.

우동만 일품요리로 먹을 경우엔 8천원. 테이블은 모두 14개 넉넉한 공간은 아니지만 아늑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이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주차는 인근 주차장을 빌려쓰고 있는데 1시간30분동안은 무료. 02-3444-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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