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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수석대표 문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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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월의 남북정상회담 실무절차 합의서 채택은 4차 준비접촉으로 넘어가게 됐다.

3일 아침 "종결의 기미가 보인다" (남측 양영식 수석대표), "잘 될 것을 예언하는 것 같다" (북측 김영성 단장)며 밝은 분위기 속에서 3차 준비접촉에 임했던 양측 대표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수고했다" (梁수석대표), "앞으로 잘 해보자" (金단장)는 인사를 건넨 뒤 헤어졌다.

3시간13분간의 협상을 끝낸 뒤 양측 대표들은 취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해주었지만 합의서 채택이 무산돼선지 표정이 어색하게 바뀌기도 했다.

金단장은 梁수석대표의 손을 잡은 채 "梁선생은 원만한 대화상대" 라고 덕담을 건네자 梁수석대표는 "金단장은 신사 중의 신사" 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양측 대표들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진통을 내비쳤다.

◇ 梁수석대표

1, 2차 접촉 뒤 여유있는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응하던 梁수석대표는 기자 3~4명의 질문만 받은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 쟁점은.

"남북한 쌍방이 안을 놓고 자구(字句)문제까지 논의해야 하는 문제다. 이해해 달라. "

- 4차 접촉전망은.

"순서가 있다. 주춧돌을 놓고 지붕을 얹는 것이 아닌가. 4차 접촉에서의 합의를 토대로 실무자 접촉을 가질 것이다. 상호간에 의견 차이가 있는 부분은 4차 접촉에서 논의할 것이다. "

- 실무자 접촉은.

"4차 접촉에서 날짜를 확정할 것이다. 4차 준비접촉이 합의서 산출의 고비다. "

- 의제 문제는.

"4차 접촉을 지켜봐 달라. 포괄적으로 논의한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다. "

◇ 북한 金단장

- 오늘 회담은 어땠나.

"잘 됐다. 앞으로 더 잘 될 것이다. "

- 앞으로 준비접촉은 어떻게 진행되나.

"남측에 달려 있다. "

- 의제는 어떤가.

"더 협의하기로 했다. "

- 1994년 합의(김영삼-김일성 회담준비)도 있는데.

"새 천년의 만남인 만큼 새로운 부분이 많다. 94년에 합의한 것이 기초가 되기는 하겠지만 새로운 내용이 필요하다. "

이날 회담은 각각 1시간20분, 1시간30분씩 걸렸던 1, 2차 준비접촉과 달리 3시간13분이 걸렸다.

◇ 회담 전 낙관적 분위기

오전 10시 엿새 만에 다시 만난 梁수석대표는 먼저 "오늘 날씨가 화창한 것이 봄의 교향악이 울리는 것 같다" 고 운을 뗐다.

2차 준비접촉 때 '천리길도 마음이 가까우면 지척(千里比隣)' 이란 말로 회담 분위기를 돋우었던 金단장은 이날도 '3길수(吉數)론' 을 들고 나왔다.

金단장은 "곡절있는 일도 세번만 하면 잘 되고 28년 전 5월 3일 조국통일 3대 원칙에 합의했다" 며 "이번 3차 접촉도 숫자로 세번째고 3일날 열리며 대표수도 3명이라 '3길수' 가 통하는 날인 것 같다" 고 말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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