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강삼재, 총재 목표 같아도 이유는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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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48.5선.마산 회원구)의원과 강재섭(姜在涉.52.4선.대구 서구)의원은 4.13 총선 직전인 지난 2월 29일 당 공천자대회에 나란히 불참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단행한 2.18 공천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총선 전까지 이들은 李총재의 당 운영을 못마땅해 했다.

두 사람은 한나라당의 대표적 차세대 정치인. 1998년 전당대회 때는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토니 블레어론' 을 내걸고 '姜-姜연대' 를 형성, 李총재에게 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엔 강삼재 의원이 양보해 강재섭 의원이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도중하차했다.

이같은 두 사람의 최근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조를 보이는 것. 강재섭 의원은 30일 부총재 경선 출마를 공식 밝혔다. "당의 중심에 서서 차기 정권을 창출하는 목표에 매진하기 위해서" 라는 게 출마 이유다.

반면 강삼재 의원은 일찌감치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차기 정권 창출을 위해선 당 F퓽?바꾸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며 李총재에게 도전 중이다.

이를 놓고 강삼재 의원이 李총재와의 일전을 통해 비주류 대표성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인 반면, 강재섭 의원은 李총재를 도우면서 '주류의 황태자' 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투쟁과 개척' 노선을 통해 당내 YS계의 적자(嫡子)자리를 굳히겠다는 게 강삼재 의원의 의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다 PK(부산.경남)세력의 한 복판을 차지하겠다는 것.

반면 강재섭 의원은 대세 순응을 통해 이회창 이후의 '차차기' 로 가는 접근방법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이번 총선을 통해 TK(대구.경북)의 간판 자리를 굳혔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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