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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중 "희귀병 친구 돕자" 모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계단을 오르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 10m를 움직이려면 세번씩 쉬어야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나오고 있습니다. "

서울사대부중 2학년 김승백(金乘白.14)군이 앓고 있는 병은 폐동맥 고혈압이란 희귀병이다.

지난해 가을'초등학교땐 줄곧 반장을 했고, 중학교 1학년때 평균성적이 91점으로 학급에서 1~2등을 다투던 모범생 승백이에게 병마가 닥친 것은 지난해 가을. 갑자기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고, '원발성 폐동맥 고혈압' 이란 진단을 받았다.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이 계속 악화돼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 국내에서는 치료할 수 없고, 미국에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약값만 1년에 5천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세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봉제공장에 다니는 홀어머니와 생활보호대상자로 생계를 꾸려가던 승백이에겐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이었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이 발벗고 나섰다. 학생회에서는 전교 대의원회의를 통해 1인당 1만원씩 모금운동을 벌였다.

학부모들도 동참해 3백50만원이 걷혔다. 한 학부모는 1백만원을 선뜻 기탁했다. 그러나 아직 치료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

이런 와중에서도 승백이는 불굴의 의지로 '병마와 싸우며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친구들 등에 업혀 교실을 옮겨다니면서도 '남을 돕는 의사가 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교내 시험에서 사회과목 전교 1등을 했다. 담임 최영민(崔榮珉.43.여)교사는 "좌절하기 쉬운 환경에서 강한 의지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승백이가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고 호소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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