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봄나물-'독나물' 외형 비슷…오용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봄나물 중에는 독나물도 많습니다. "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4일 봄을 맞아 산이나 들에서 독을 함유한 식물을 식용 또는 약용으로 오인해 채취해 먹으면 구토.설사.경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나들이 때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실제로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에서 울타리 보수작업을 하던 공공근로자 4명과 주민 2명은 독나물 뿌리를 도라지로 잘못 알고 캐먹은 뒤 심한 구토와 복통증상을 일으켜 응급치료를 받기도 했다.

식의약청 김용대(金容大) 식품유통과장은 "먹다 남은 뿌리를 조사한 결과 오래 씹을 경우 혀를 마비시키는 독성을 가진 미국자리공(생약명 장녹)을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며 "미국자리공은 뿌리의 모양과 색깔.향이 도라지와 비슷하나 잎모습은 깻잎과 유사해 한자리에서 석장의 잎이 한꺼번에 자라나는 도라지와 구별된다" 고 말했다.

식의약청은 또 개울이나 냇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독미나리는 미나리와 비슷하지만 이를 먹을 경우 위통.구토.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투구꽃.흰독말풀.디기탈리스.박새 등을 식용이나 약용으로 먹을 경우 중추신경마비.혼수.심장장애.설사.혈압저하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이유미(李惟美)연구사는 "박새는 잎이 둥글고 넓적해 해마다 이맘 때면 쌈으로 먹다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면서 "투구꽃과 만병초 등의 약초는 마음대로 삶아 먹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사용할 것" 을 권고했다.

李연구사는 또 관상용으로 민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기탈리스는 외관이 비슷한 캄프리로 오인해 차로 달여 마셔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냉이.돌나물.비름.씀바귀.꽃다지.영아자.곰치.곤달비.잔대 등의 봄나물은 식용으로, 익모초는 약용으로 먹어도 문제가 없다.

신성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