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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들 인터넷 '몰래 사용' 놓고 머리싸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이 프로그램만 깔면 근무시간 중 주식거래.채팅 등을 못하게 할 수 있다."

"차단 프로그램을 뚫는 새로운 기법이 나왔다."

직장인들의 근무시간 중 주식거래.채팅 때문에 업무효율이 떨어져 고심하는 기업과 사이버 세계에 몰두하는 직원들간의 머리 싸움이 치열하다.

기업마다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증권사 등은 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새 프로그램 보급에 열을 올려 새 프로그램은 내놓기가 바쁘게 날개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

◇ 주식투자〓기업들이 즐겨 쓰는 방법은 직원들이 자주 접속하는 증권사.증권정보 사이트 등 '블랙 리스트' 를 만들어 접근을 막는 것. 덕분에 넷트랙 등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 전문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사이트 차단프로그램을 설치한 M사에서는 주식거래가 여의치 않게 된 직원들이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교묘히 피해 여전히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직장인들도 많다.

제일 쉬운 방법은 휴대폰의 무선인터넷 기능을 이용하는 것. 일부 증권사는 단골 고객에게 전용 단말기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다.

사이트 차단프로그램을 피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증권사도 있다.

현대증권의 미니스탁은 업무를 하면서 실시간 주식시세 조회.주문까지 할 수 있어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다.

◇ 도박.채팅〓도박.게임.음란물.채팅 사이트는 차단프로그램 외에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방화벽(Firewall)프로그램으로도 막을 수 있다.

또 누가, 언제,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해 얼마 동안 있었는지를 감시할 수 있는 웹센스.스펙터 등 소프트웨어가 이미 상당수 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통계를 바탕으로 엉뚱한 사이트에 접근한 사원 명단을 파악해 공개하는 기업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전문가들은 "해외 사이트 접근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은 없다" 고 말한다.

직장인들이 가장 애용하는 방법은 프락시(Proxy)서버를 이용하는 것.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은 특정 주소의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것이므로 접속이 차단되지 않은 프락시 서버를 통해 들어가면 뚫을 수 있다.

방문하려는 웹서버에서 직접 파일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설정해준 프락시 서버를 통해서 웹사이트의 파일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프락시 서버로는 아노니마이저(http://www.anonymizer.com)와 프락시메이트(http://www.proxymatecom) 등이 있다.

◇ e-메일 검열〓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설마 그럴까 싶겠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e-메일을 검열하고 있다. 가장 기초적인 방식은 메일 본문 전체를 읽는 것.

보내거나 받는 e-메일이 메일 서버 컴퓨터를 거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간단하다. 그러나 엄청난 수의 e-메일을 실제로 검열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회사 기밀이 밖으로 새 나갈까 걱정하는 기업은 e-메일 검열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이 프로그램은 수만통의 편지를 일일이 보지 않고 특정 경쟁사로 보내거나 지정한 단어가 포함된 e-메일만 걸러낸다.

이를 피하기 위해 회사 e-메일 외에 한메일(http://www.hanmail.net)과 같은 무료 웹메일을 함께 이용하는 직원도 적지 않다.

업무용 편지는 회사 e-메일로 보내고 개인 편지는 웹메일로 보내는 것이다.

그러자 보안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들은 웹메일이나 게시판을 통해 e-메일을 보내는 방법까지 차단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그렇다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모뎀이나 텔넷(telnet)을 이용해 천리안.하이텔 등 PC통신에 접속해 e-메일을 이용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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