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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왕따사건 학교서 입막으려 협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998년 대전 대덕고에서 발생한 집단 괴롭힘 사건 피해자의 어머니다. 아이는 그 당시의 충격으로 학업을 중단한 채 아직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의 진상은 가해자 13명이 법원 소년부로 이관되면서 명백히 알려졌었다.

'왕따' 사건 자체도 개탄스러운 일이었지만 사건 이후 학교측이 보여준 언행에 대해서도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측은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모든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렸다. "당신과 자식의 이름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싶은가" 라는 등의 폭언으로 우리 가족을 협박했다.

가해자 부모들을 부추겨 피해자 집근처에서 집단적 위협 행동도 했다. 또 피해자를 음해하는 글을 1천여명의 학생들에게 쓰게 해 책자까지 만들어 돌렸다. 우리 가족은 결국 그곳에서 버티지 못하고 살던 곳을 떠나야 했다.

더욱 가슴아픈 것은 교육당국의 처사다. 우리 가족은 교육부에 몇차례씩 관련자의 처벌을 요구했으나 교육부는 그 때마다 지방교육청으로 일을 떠넘겼다.

교육청도 자기방어에만 급급하고 있으며 비도덕적인 교육자들은 여전히 강단에 서있다. 교육부가 좀 더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

김영숙 <서울시 노원구 중계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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