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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총재회담' 대신 '영수회담' 표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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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이 17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게 회담을 제안하면서 '영수(領袖)회담' 이라는 표현을 썼다. 정치권에선 여야 총재를 두 진영의 최고지도자란 의미에서 '영수' 란 표현을 관행으로 써왔다.

그러나 1998년 11월 'DJ-이회창' 회담을 앞두고 국민회의(현 민주당)측은 영수회담이란 표현 대신 '총재회담' 으로 써달라고 주문했다. 여야 협의과정은 물론 합의문에서도 총재회담으로 표현하겠다고 했다. '영수' 란 말이 '봉건적.권위적이고 일본식 한자표기' 란 이유를 붙였다.

당시 한나라당측은 "청와대가 李총재를 야권의 최고지도자로 대접하기 싫었기 때문" 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나라당은 "3당체제에서 여야 총재회담이라고 하면 누구를 가리키는 말인지 알 수 없다" 고 주장해왔다.

박선숙(朴仙淑)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영수회담이라는 표현은 金대통령이 줄곧 사용해온 단순한 언어습관일 뿐" 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16대 총선으로 '야대(野大)양당구도' 를 맞은 金대통령이 대화.타협의 파트너로 李총재를 존중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관측이 여야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李총재를 범(汎)야권의 대표로서 위상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金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된 데 대해서도 "진심으로 축하해 마지 않는다" 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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