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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에너지 '청정 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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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충남 홍성군 홍동면 금평리에 사는 이환의(40)씨는 3년 전부터 LP가스 대신 집에서 기르는 돼지 50여 마리의 분뇨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로 밥을 짓고 식수를 끓인다. 그는 200만원을 들여 분뇨를 메탄균 등 각종 미생물이 담긴 탱크(8t)에 저장, 가스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설치했다. 이씨는 "매달 7만~8만원의 연료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홍성군 홍동면 주민들이 메탄가스를 비롯해 풍력.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대체 에너지 활용에 앞장서고 있다. 이 지역의 대체 에너지 개발과 사용은 운월리에 있는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가 주도하고 있다. 1958년 개교한 이 학교는 환경농업을 교육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체 에너지 개발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졸업생.주민들이 여기에 적극 호응하면서 홍동면 일대가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타지역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이 학교는 3층짜리 학교 건물 옥상에 600W 규모의 풍력 발전기를 세웠다. 여기서 나오는 전기를 이용해 교실의 비상등을 켠다. 내년에는 마을 유휴지 1000여평에 유채를 심을 예정이다.

유채씨로 기름을 짜 보일러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학교 측은 "유채씨 기름은 화력이 석유와 맞먹는 데다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학교는 내년 중 지열을 이용해 물을 데우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하 5m 이하에는 10~16도의 열이 상존하는데 여기에 수도관을 묻어 따뜻한 물을 얻겠다는 생각이다. 학교 측은 이 물을 30도까지 가열해 기숙사의 보일러 난방용으로 쓸 예정이다.

홍동면 일대 6가구와 풀무학교에는 20일 2.1㎾ 용량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완공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 주택사업을 신청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가구당 2480만원의 설치비 가운데 30%(745만원)만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지원했다. 발전시설이 가동되면 주민들은 일반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불을 밝히고 TV.냉장고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문당리 60여 가구 주민들은 다음달 문을 여는 마을 공동 찜질방(59평) 연료로 벙커C유 대신 왕겨를 사용한다. 찜질방은 주민 20여명이 유기농법을 하면서 5년 동안 모은 마을 기금 5000만원에 정부 지원금 1억원을 보태서 지었다.

왕겨를 사용하면 연간 2000여만원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당리 주민들은 지난해에는 마을 야산에 600W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전기로 마을의 환경농업교육관 전등 10여개와 가로등 두 개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

이 밖에 금평리 마을회관에는 내년에 1000W 용량의 풍력발전기가 들어선다. 이 시설은 마을 주민들이 정부에 농촌종합개발사업으로 풍력발전 시설을 설치해줄 것을 건의해 승인받은 것이다.

풀무학교 김교일(39)교사는 "대체에너지는 고유가 시대에 연료비 절감은 물론 화석 에너지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홍성=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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