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힙합페스티발 기획 무형문화재 전수자 한창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요즘 잠실 롯데월드 내 대학로는 힙합의 열기로 뜨겁다. 댄스.랩 등 다양한 힙합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힙합 페스티벌' 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이 행사의 기획자는 롯데월드 공연팀의 한창현(韓昌玄)계장(38). 韓계장은 힙합과 거의 반대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송파 산대놀이 이수자이자 송파 다리밟기 전수생이다. 94년 작고한 중요 무형문화재 48호 송파 산대놀이 기능보유자 한유성(韓有星)선생이 그의 부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손을 잡고 탈춤구경을 다니던 그는 중학교 3학년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탈을 제작하다가 고교 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탈춤을 배웠다.

1987년 롯데월드 민속관 공연팀에 입사한 후에도 그는 매주 토요일 서울놀이마당에서 연습을 하고, 공연이 있을 때마다 월차를 내가며 참가할 정도로 송파 산대놀이 보급에 열성적이었다.

이런 韓계장이 힙합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롯데월드 지하구역을 어떻게 하면 활성화 시킬지를 생각하면서부터. 이곳은 놀이동산인 어드벤처와는 달리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썰렁했다.

"젊은이들은 고정관념이나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잖아요. 힙합은 장단을 맞출 필요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 것 같아요. " 행사는 성공적이나 韓계장의 마음속에는 아쉬움도 있다.

"일단 제가 기획한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점은 반갑지만 젊은 사람들이 힙합은 좋아하면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은 없는 것 같아 한편으론 안따깝습니다. "

그래서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전통예술도 시대감각에 맞게 변화를 줄 필요성을 느꼈다고 韓계장은 말했다.

그는 젊은 후계자가 나오지 않아 공연 때마다 여행용 트렁크 3개 분량의 탈을 혼자 메고 다닐 때가 가장 힘들다며 잊혀져가는 전통 문화에 대한 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가져줄 것을 바랬다.

02-412-8665. 송파민속보존회.

김현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