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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백의종군로 관광상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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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남도는 충무공의 백의종군로 가운데 경남구간인 하동~진주간 161.5㎞를 관광상품화한다. 충무공이 백의종군하면서 1597년 음력 7월28일 쉬어간 곳으로 알려진 응취루(사천시 곤명면 두모리소재)의 복원 조감도. [경남도 제공]

“나는 정유년 4월 초하룻날 서울 의금부에서 풀려났다. 내가 받은 문초의 내용은 무의미했다.…(중략)…나는 장독으로 쑤시는 허리를 시골 아전들의 행랑방 구들에 지져가며 남쪽으로 내려와 한 달 만에 순천 권율 도원수부에 당도했다. 내 백의종군(白衣從軍)의 시작이었다.”

작가 김훈의 ‘칼의 노래’에 나오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에 대한 묘사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1597년 음력 2월 25일 왜군을 적극 공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삼도수군통제사직에서 해임돼 원균에게 직책을 인계하고 한성으로 압송돼 음력 3월 4일 투옥됐다.

그때 우의정 정탁의 도움으로 결백이 증명돼 음력 4월 1일 사면됐고, 권율 밑에서 백의종군(白衣從軍)을 했다.

경남도는 백의종군로 경남 구간인 하동~진주간 161.5㎞를 관광 상품화한다. 역사학자를 동원해 이 구간의 고증도 마쳤다.

도원수 진영에서 원균의 패전 소식을 듣고 권율의 명으로 전황을 살피러 길을 떠났다가 잠을 잔 이희만의 집(하동군 옥종면 청룡리), 말을 쉬게 했다는 청수역(하동군 옥종면 정수리 시냇가), 지인들을 만나 쉬었던 강정(하동군 옥종면 문암리), 삼도수군통제사에 재임명됐다는 소식을 들은 진배미(1597년 음력 8월 3일, 진주시 수곡면 원계리)등 유숙지 2곳과 쉼터 6곳을 복원하는 것이다.

이곳에는 정자·초가를 짓고 벤치·안내판을 설치한다.

충무공이 걸어간 하동 옥종면사무소~옥종면 문암리 강정까지 지방도 8㎞에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든다.

오솔길로 남아있는 하동·산청·합천·진주 지역 4개소 13.8㎞를 정비해 관광객의 도보 탐방로로 제공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53억6000만원을 들여 연말부터 내년 6월까지 이 사업을 한다.

백의종군로에서 다양한 이벤트도 연다. 내년 4월 28일에 백의종군로 도보탐방로 걷기대회, 5월14일에 백의종군로 전국 마라톤대회, 9월 10일에 자전거 대장정을 열기로 했다.

경남도 배종대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백의종군로를 헤겔·하이데거 등 철학자들이 명상을 하며 걸었던 독일 ‘철학자의 길’처럼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역사교육·전통 문화체험·탐방이 가능한 길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백의종군로=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 직에서 박탈당한 뒤 1597년 3월 4일 서울 의금부에 투옥돼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감형돼 백의종군 하기위해 권율 도원수 진영(합천)으로 가던 길을 말한다. 관직을 박탈당하고 흰옷을 입은 채 생활한다고 해서 백의종군이라 부른다. 백의종군로는 한성~아산~구례~하동~진주~산청~합천~진주~구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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