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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뜯기·주먹질·고소전...막판 막가는 반칙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사흘 앞으로 다가온 4.13총선이 극심한 막판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경쟁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흑색선전은 물론 폭력.고소.고발이 판을 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불.탈법 선거운동이 워낙 교묘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져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

◇ 흑색선전〓지난 7일 오전 대구 달성군 다사.가창.서제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에 '×당, 서울 깡패 40여명 데려다 달성군 부녀자 폭행' 이라는 제하의 유인물이 대량으로 뿌려졌다.

이와 관련, 달성군선관위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전의 한 선거구에도 최근 '××정당 후보는 여자가 80명' 이라는 내용이 담긴 '대전총선시민연대' 명의의 흑색 선전물이 우편을 통해 가정으로 배달됐다.

총선연대측은 9일 이를 전면 부인하는 성명을 냈다.

충남 한 선거구에는 "여고생을 임신시킨 원조교제의 원조" 라며 한 후보를 비방하는 유언비어가 퍼졌다.

충남의 또다른 선거구에서는 "A후보는 아버지에게 사사건건 덤비는 버릇없는 놈" "A후보가 바람을 피워 아내가 집을 나갔다" 는 흑색선전이 돌고 있다.

충북 청주에도 "B후보는 공직자로 근무할 때부터 직원 金모씨와 내연의 관계를 맺고 있다" 는 주장이 담긴 '시민연대' 명의의 괴문서가 나돌았다.

지난 5일 오후 4시쯤 밀양시 상남면 평촌리 평촌노인정 앞에는 C후보 세아들의 병역사항이 적힌 유인물이 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유인물에는 C후보의 세아들 중 두아들이 C후보가 공직에 있을 때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 폭력〓경기경찰청은 9일 상대후보측 운동원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로 한나라당 경기도 과천 의왕지구당 불법선거 감시원 金모(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金씨 등은 지난 6일 현경병(무소속)후보측 운동원들이 '안상수 후보 99년 근로소득세 0원' 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혐의다.

7일 진도실고 운동장에서 열린 전남 해남 진도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는 곽봉근(민국당)후보와 김봉호(민주당)후보측간에 심한 욕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곽후보가 김후보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뒤 하단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로 인해 10분간 연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전북 한 선거구의 무소속 후보 선거운동원인 구모(34)씨는 8일 선거운동을 감시한다며 경쟁후보 운동원들을 폭행했다가 구속됐다.

전남 화순에서는 7일 金모(42.화순군 화순읍)씨가 거리에서 무소속 후보 선거운동을 하던 여자 2명에게 달려들어 "왜 화순을 보성으로 넘기려 하느냐" 며 각목으로 때리고 홍보용 피켓을 빼앗았다가 구속됐다.

8일 오후 2시 부산 대연초등학교에서 열린 남구 합동연설회에서 송정섭(민주당)후보는 연설 도중 청중석에 앉아 있던 김무성(한나라당)후보 지지자가 "야, 이 자식아" 라고 욕설을 하자 청중을 향해 "너 자식아, 입조심해" 라고 맞받아치는 등 야유와 욕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 고소.고발〓'광주 남구 선거구 강운태(무소속)후보측은 민주당 임복진 후보가 합동 유세에서 "자신을 병역 기피자며 병역 비리를 감추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고쳤다고 연설했다" 며 임후보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맞서 임후보측도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 며 강후보를 고발했다.

경남 진주에서는 지난달말 김재천(무소속)후보가 하순봉(한나라당)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김후보는 고발장에서 하후보측이 "미혼인 김후보가 숨겨놓은 여자가 있다" "군대를 고의로 가지 않았다" 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경기 부천 소사구 조영상(민주당)후보측은 9일 상대 후보인 김문수(한나라당)후보와 비서관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후보측은 고발장에서 "김후보가 지난 7일 오후 3시쯤 소사구 소사본3동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다 우리측 불법선거감시단 박용수씨가 이를 카메라로 찍자 카메라를 빼앗고 폭력을 휘둘러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혔다" 고 밝혔다.

부천 원미을 배기선(민주당)후보도 이사철(한나라당)후보가 자신의 재산세 납부내역 사실을 허위로 유포하고 있다며 지난 7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한나라당 울산시지부는 최용규(민주당)후보측 선거운동원이 '자동차 산업 해외매각 저지 서명운동' 을 벌이면서 "대우자동차 매각 저지를 위해서는 최후보를 지지해야 한다" 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며 8일 울산 중부서에 고발했다

<4.13총선 기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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