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더 깐깐해진 오거스타클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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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새 천년 첫 그린재킷의 주인공을 가리는 마스터스골프대회가 개최되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1997년 타이거 우즈가 18언더파로 우승하자 '우즈용 코스' 라는 평가를 들었던 오거스타는 해마다 코스를 조정,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2번과 17번홀의 티잉그라운드를 25야드 후퇴시킨데 이어 올해는 러프를 다소 길렀다. 잔디의 길이가 3.56㎝로 그다지 긴 편은 아니다.

그러나 '유리알 그린' 으로 악명높은 오거스타에서 이 정도의 러프 길이는 엄청난 장애요인이다.

오거스타의 그린은 맨홀 뚜껑처럼 딱딱한 데다 그린이 엄청 빠르다. 따라서 런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샷으로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즉 공을 높이 띄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이 러프에 빠지면 잔디가 워낙 억세 샷을 컨트롤하기가 어렵다.

특히 첫날은 비가 내리지만 나머지 3일은 맑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그린 공략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4일 연습라운드를 마친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는 10번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들어갔으나 세컨드샷을 겨우 50야드밖에 날리지 못했다.

톰 레이먼(미국)은 티샷한 볼을 페어웨이 주변 배나무 아래 러프에서 간신히 찾아낸 뒤 "공을 찾으려면 눈을 크게 떠야 할 것" 이라고 충고했다.

우즈의 코치인 부치 하먼은 "지난해 올라사발이 환상적인 쇼트게임으로 우승한 것처럼 빠르고 딱딱한 그린 위에 누가 공을 정확히 떨어뜨리고 퍼팅을 잘 하느냐가 우승의 관건" 이라고 말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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