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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노자 사상 표현 '…사계' 출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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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김용옥 교수의 TV강의로 신드롬이 일고 있는 노자 사상. 이를 현존하는 최고(最古)악기중의 하나인 오카리나로 표현한 이색음반이 나왔다.

작곡가 유승엽씨가 직접 짓고 연주한 '노자의 사계(四季)' . 흙으로 빚어 만든 토기(土器) 악기 오카리나는 이탈리아가 원산지로 인류가 토기를 사용하면서부터 사용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음역은 2옥타브 안팎으로 대단히 낮으나 청아하며 신비로운 공명(共鳴)때문에 듣는이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힘이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4곡으로 구성된 이 음반은 자연의 이치, 시간의 경과를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노자의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다.

각각 10분 정도씩 4악장으로 짜여져 있으며 서로 음역이 다른 4대의 오카리나로 연주되는데 디지털 악기로 연주된 요즘 가요들과는 전혀 다른, '산사(山寺) 분위기' 의 음악들이다.

어떻게 들으면 불교적 향취의 선(禪)음악같고 어떻게 들으면 동양판 뉴에이지 음악 같다.

음반의 연주 방식이 노자 사상의 한 바탕인 음양론을 따르고 있어 흥미롭다.

낮은 음을 내는 오카리나가 '음' 을, 높은 음을 내는 오카리나가 '양' 을 상징하며 각각 1악장과 3악장에 등장한뒤 4악장에서 두 오카리나가 어우러져 음양의 조화를 이뤄낸다.

연주 사이사이에 우리 고유악기 아쟁(이정현의 '와' 전주에 등장하는 바로 그 악기)을 삽입해 국악 느낌도 살풋 깔았다.

유승엽씨는 '밤차' 등의 인기가요를 작곡한 중견 대중음악인. 최근에는 오카리나 연주곡.찬불가등의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오카리나는 조금만 거칠게 불어도 음정이 틀려지는 예민한 악기로 노자의 평상심(平常心)과 상통한다" 며 "흙으로 만들어져 자연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내는 오카리나 연주로 기계음에 찌든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 고 말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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