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주인 찾아 300km '백구' 동상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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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개 장수에게 팔려갔다 7개월간 걸어서 3백㎞나 떨어진 옛 주인을 찾아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던 진돗개 '백구' 의 동상이 전남 진도군에 세워진다.

진도군 의신면 청년회와 한국 진돗개 혈통보존협회는 지난달 5일 늙어 죽은 12년생의 백구를 기리기 위해 동상을 세우기로 하고 건립비 1천만원 모으기에 나섰다.

백구는 1993년 3월 진도군 의신면 돈지리 박복단(78)할머니가 가정 형편 때문에 대전의 개장수에게 팔았으나 옛주인을 찾아가 감동을 줬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박할머니는 백구가 죽은 뒤 3일간 식음을 전폐한 채 드러누웠고 요즘도 자주 끼니를 거르는 등 자식과도 같았던 백구를 잊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을 안 마을청년회와 협회는 다음달 중순께 백구의 동상을 청동으로 만들어 마을입구에 세우고 현재 할머니 집옆 양지 바른 곳에 가매장된 백구를 동상 밑으로 옮겨 묻기로 했다.

진도군도 동상이 건립되면 백구가 팔려간 뒤 대전에서 진도까지 되돌아온 경로 등을 설명한 '백구 안내판' 을 설치키로 했다.

진도〓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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