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오픈 서울대회] 6개 국어 통역 봉사 변시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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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문화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

14일 세계문화오픈(WCO) 경연장인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변시원(25.사진)씨를 만났다. 그는 17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 사이에서 어느새 부러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와 프랑스어.스페인어.독일어까지 무려 6개 국어를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뿐만 아니다.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몸에 배어 외국인 참가자들과도 금방 친해졌다.

"아버지가 해외 주재관이라 아랍에미리트에서 태어났어요. 다양한 해외 체류 경험이 피와 살이 됐죠."

그는 지난해 8월 미국에서 브라운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귀국해 지금은 연세대 국제대학원 중국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또 동서문제연구원 조교로 근무하며 크고 작은 세미나에서 통역을 도맡고 있다. 자원봉사는 무보수다. 그는 아르바이트로 통역할 때보다 훨씬 큰 것을 얻는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말 그대로 '문화 올림픽'이에요. 참가한 사람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개최국이 당연히 할 일이죠." 외국인 손님을 대접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른다. "문화 교류를 통해 좀더 유연한 사회를 가꿔나갈 수 있죠. 자부심도 커요."

그는 이번에 대만 참가단의 통역을 맡고 있다. 공연단의 고궁 나들이는 물론 외식과 쇼핑까지 안내한다. 대만 공연단은 그런 그를 친구처럼 대할 수밖에 없다. 'WCO 2004'의 화합과 우애는 이렇게 무대 바깥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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