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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하락장 겪고도 수익 좋은 ‘엄친아 펀드’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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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공격과 방어에 모두 능한 펀드. 증권사들이 추천한 내년 유망 펀드의 특징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내년 증시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금융위기의 상흔을 지워 가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 말라는 권유가 그래서 나온다. 다만 전진하는 속도는 올해보다 느릴 것이란 예상이 많다. 또 두바이 사태와 같은 예상치 못한 시장의 출렁임도 잦을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같은 펀드를 찾으란 얘기다. 단서는 펀드의 중장기 수익률 흐름이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승장과 하락장을 모두 경험한 3년 이상의 장기 수익률이 우수하면서도 단기 수익률도 괜찮은 펀드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펀드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한국투신운용)와 ‘신영마라톤’(신영운용)이다. 공통점은 수익률이 기복이 크지 않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왔다는 점이다. 이들보다 규모는 작지만 올해 선전한 ‘트러스톤징기스칸’(트러스톤운용)도 복수 추천을 받았다.

‘네비게이터’는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서도 꾸준히 돈이 들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펀드다. 23일 기준으로 설정액이 9189억원으로 연초 이후 800억원, 최근 한달 사이 500억원 가량 늘었다. 3년 수익률은 물론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도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대우증권 오대정 WM리서치 팀장은 “특정 그룹이나 업종에 집중하기보다는 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정통 주식형 펀드로 중장기 성과가 모두 좋은 대표적 펀드”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마라톤’은 이른바 대형 가치주 펀드다. 가치주 펀드의 안정성에다 시장을 쫓아가는 탄력성도 어느 정도 갖췄다는 장점이 있다. 또 내년부터는 펀드도 주식을 사고 팔 때 증권거래세(0.3%)가 부과된다. 주식을 팔고 사는 횟수가 잦을 경우 수익률을 깎아 먹을 수 있다. 저평가 주식을 골라 장기 보유하는 가치주 펀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현대증권 오성진 WM센터장은 “운용팀이 오랜 기간 가치투자로 명성을 쌓아와 안정감이 있다”면서 “적립식으로 장기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고려할 만한 펀드”라고 말했다.

‘트러스톤징기스칸’(트러스톤운용)도 복수 추천을 받았다.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시장의 국면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속에서 탄력적인 대응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펀드는 국내 펀드에 비해 다소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신긍호 자산컨설팅 부장은 “주식매매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데다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면에서도 국내 펀드가 낫다”고 말했다. 그나마 중국 펀드가 유망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데다 내수시장 확대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안 펀드로는 달러 약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자재 펀드를 주목하라는 의견이 많았다. 박현철 연구원은 “원자재는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실수요가 살아나면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 “특히 금 가격은 달러 약세와 물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수요가 늘어나며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유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 펀드를 대안으로 꼽는 증권사도 있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펀드 투자에서도 집중보다 분산에 신경 쓰라는 조언이 많다. 오성진 센터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주식형에만 ‘올인’하지 말고 채권형 펀드 등에도 관심을 두는 등 다양한 투자처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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