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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박찬호, 허샤이저로 부터 '3단계 사고법' 전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투수는 잔디를 밟았을 때와 흙을 밟았을 때, 또 투수판을 밟고 있을 때 머리 속의 생각이 달라야 한다. 그리고 이런 사고의 전환이 몸에 배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다스릴 줄 알게 되고 상대를 이길 수 있다."

박찬호(27.LA 다저스)가 '큰형님' 오렐 허샤이저(42)로부터 얻은 가장 큰 노하우는 투구를 하기 전의 '3단계 사고법' 이다.

허샤이저는 박찬호의 몸이 아니라 머리 속을 '바꿔' 놓았다.

▶잔디에서 - 투수판 주변 흙으로 된 마운드 밖, 이곳은 투수가 왔다갔다 하는 곳이다.

타구를 처리한 후 다음 투구를 위해 준비를 시작하는 곳. 이곳에서 주자가 어디에 있고 내가 볼을 잡으면 어떻게 할 것이며 타석의 상대는 나와 어떤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라.

▶흙에서 - 잔디를 떠나 마운드에 오를 때는 어떤 구질을 던질 것인가를 결정하라. 잔디에서 생각한 것을 다시 생각해서는 안된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흙에 오르면 상대에게 어떤 구질로 승부할 것인가만을 생각하라.

▶고무판 위에서 - 투수판을 밟으면 이제 모든 것이 결정된 상태다. 이때는 결정된 구질을 어떻게 최고의 구위로 던질 것인가만을 생각하라. 그래야 집중력을 최대로 높일 수 있다. 여기서 구질을 돌아보고 상황을 다시 되새겼다가는 구위가 형편없어진다.

허샤이저에게서 '사고의 3단계' 를 배운 박은 케빈 브라운도 같은 패턴을 익히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박은 현재 이같은 '순서' 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또 지난 20일 발생한 팔꿈치 통증은 투구수가 늘어가면서 근육이 생기는 과정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박은 29일 팀닥터 조브 박사로부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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