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류서 환경호르몬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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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남 삼천포.하동 화력발전소 주변 바다 어패류에서 환경호르몬인 TBT.PCB 등이 검출됐다.

경남도의회 화력발전소 주변 환경오염실태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金璘 의원)는 21일 사천시 벌리동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삼천포.하동 등 경남지역 2곳의 화력발전소 주변 오염실태 용역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발전소 주변 5㎞ 이내 홍합의 TBT농도는 38~3백24ng/g, MBT는 21~1백15ng/g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화력발전소 인근 바다 밑 퇴적물의 PCB 잔류 농도는 최고 7ng/g이었다.

특위는 "환경호르몬의 농도가 일본의 환경 허용기준치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계속 축적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조사팀은 선박용 페인트의 주요 성분인 TBT의 경우 석탄을 싣고 발전소를 오가는 선박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전소 배수구 주변 5㎞ 이내 바다 속 동.식물 플랑크톤 밀도는 먼바다보다 20~60% 적었다. 밀도가 적으면 적조 가능성이 크다.

특위는 바다수온보다 섭씨 7도 높은 발전소 배출된 거품제거용 약품 때문에 밀도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발전소 주변지역 곰솔(일명 해송)의 기공(氣孔)을 전자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기공의 배열상태가 불규칙적이고 세포도 많이 파괴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1년생은 비교적 형태가 뚜렷했지만 2~3년생은 파괴상태가 심하고 석탄 분진 등이 흩어져 있었다.

金위원장은 "그동안 발전소 주변 바다만 어업보상을 해줬지만 이번 조사로 육지의 동.식물 등 광범위한 피해가 확인된 만큼 육상피해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한 후 보상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전 삼천포 화력본부측은 "1970년대 이후 법으로 사용이 금지된 PCB가 83년에 건설된 발전소 주변에서 검출됐다는 조사결과를 받아 들일 수 없다" 며 "공정성이 결여된 일방적인 조사결과이지만 오염방지시설 설치를 강화하겠다" 라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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