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고위급 핫라인 구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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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 한국과 러시아는 앞으로 양국 우호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 발생했을 때 양국 외교부의 고위급 간부들이 즉시 긴밀하고 시의적절하게 협의할 수 있는 상시 대화창구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장재룡(張在龍)외교통상부 차관보는 20일 러시아 외무부의 로슈코프 아태담당 차관 내정자와 그리고리 카라신 차관을 예방하고 한.러 양국간 협력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뒤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우호관계에 영향을 미칠 상황이 발생할 때 즉각 가동하기로 합의한 채널은 한국측의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러시아측의 아태담당 차관이다. 물론 양국 정상간에는 핫라인이 깔려 있다.

그러나 탈북자.외교관 추방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사용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실무자간에도 직접 전용전화선을 깔지는 않더라도 상시 대화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게 張차관보의 설명이다.

張차관보는 "지난 2월 중국과 비슷한 협의채널을 구축한 데 이어 러시아와도 상시 협의채널을 가동키로 합의함으로써 이들 두 나라와 한국이 보다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추게 됐다" 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측은 張차관보에게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바람직한 제안으로 높이 평가한다" 고 말하고 한반도의 냉전구조 해체와 평화정착을 위해 앞으로도 한국 등 관련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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