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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뭄 심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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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봄 가뭄이 심각하다.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방에 건조주의보가 한달째 계속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 가뭄피해가 속출, 21일 현재 제한급수로 고통받는 주민은 현재 전국 14개 시.군에 4만여명이나 된다. 산불도 올들어 2백51건이 발생했다. 보리는 일부 지역에서 황화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양파.마늘 등 밭작물도 수확량이 1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전국 10개 주요 다목적 댐의 저수율이 전년 대비 90~1백10%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건조한 날씨는 본격 영농철인 4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여 식수난.농업용수난 해소를 위해 물 절약.관정 개발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월 중 서울지역 강수량은 불과 2.1㎜. 2월 강수량으로는 1977년 0.2㎜, 1996년 1.0㎜에 이어 1960년대 이후 가장 적다. 3월 들어서도 21일 현재 0.5㎜에 그쳐 이대로라면 월말이 돼도 평년(46.7㎜)에 못미칠 전망이다.

현재 서울.경기.강원지역은 지난달 19일부터 건조주의보가 계속 발효 중이다. 대구.광주 등 남부지방은 지난 15~16일 내린 비로 건조주의보가 일단 해제됐지만 강수량은 예년의 50% 수준에 못미친다.

이로 인해 경북 안동.청송.영양.고령.의성 등 10개 면지역은 1~7일에 한차례씩 소방차로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전남 완도.신안.해남군의 섬지역은 격일제로, 경남 통영.의령.남해군은 2~5일에 3~8시간씩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양파와 마늘은 잎길이가 예년보다 0.7~4㎝가 짧고 잎수도 줄었다. 양파.마늘 주산지인 경남 창녕.남해와 전남 무안.함평지역은 수확량이 예년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리의 경우 경남 일부 지역에서는 잎이 노랗게 마르는 황화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발생한 산불은 2백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백20건 보다 곱절이 늘었다. 경북지역은 41건에 49㏊의 임야가, 강원지역은 51건에 29㏊가 불탔다.

수질도 나빠져 부산지역 상수원인 낙동강 물금지점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지난 1월 3.1에서 최근 3급수인 4.0으로 악화됐다. 구포지점도 4.1에서 4.4으로 수질이 떨어졌다. 낙동강 환경관리청 관계자는 "하천 유량이 줄어들면서 조류증식 등으로 수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23일과 28일께 전국적으로 비가 조금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 박정규(朴正圭) 장기예보과장은 그러나 "강수량이 5~16㎜로 가뭄해소와는 거리가 멀고, 4월까지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될 것" 으로 예상했다.

사회부.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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