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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386…운동권 경력보다 전문가 부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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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야의 386 공천자 중 대다수가 수도권에 출마한다. 때문에 수도권의 격전 분위기를 더하게 만든다. 민주당 16명.한나라당 12명.자민련 3명.민국당 11명이다.

◇ 조직 약점을 발로 보완〓386 후보들은 주로 여야 중진 의원들과 싸운다. 때문에 돈과 조직력에선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86들은 이런 약점을 발로 뛰는 것으로 보완하려 한다.

서울 성동에서 한나라당 이세기(李世基.4선)의원과 맞붙는 민주당 임종석(任鐘晳)후보는 매일 오전 6시 조기축구회장을 찾는다. 이후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거의 대부분 찾아다닌다.

"현역 의원들과 달리 정치 신인들은 의정보고회를 못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방식으로 맞서는 수밖에 없다" 는 게 任후보의 설명이다.

서울 양천을에서 민주당 김영배(金令培.5선)의원과 싸우는 한나라당 오경훈(吳慶勳)후보도 "돈과 조직의 열세를 커버하려면 남보다 두 시간 먼저 일어나고 두 시간 늦게 자는 방법밖엔 없다" 고 말한다.

◇ 운동권 경력은 안먹혀〓386 후보 중엔 운동권 출신이 많다. 그러나 대학 때의 투쟁경력보다 특정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더 강조한다. "민주화가 총선의 주요 이슈인 때는 지났기 때문" 이라는 게 이들 후보의 설명이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민주당 허인회(許仁會.서울 동대문을)후보는 벤처기업가 2백여명과 함께 결성한 '한국경제청년포럼' 의 대표를 맡고 있음을 내세운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한나라당 고진화(高鎭和.서울 영등포갑)후보도 '청년정보문화센터' '환경운동연합' 간부로 활동한 것을 강조한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민주당 우상호(禹相琥.서울 서대문갑)후보는 출판 전문인임을, 서울대 운동권 출신인 원희룡(元喜龍.서울 양천갑)변호사는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 보호에 정통함을 내세운다.

◇ 중앙당 지원〓민주당 김한길 총선기획단장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선거대책본부장은 모두 "우리 당의 386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양당은 386 후보들을 선대위 부대변인에 임명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낮은 인지도를 중진 의원에 버금가게 올릴 수 있는 대책이 없는 게 한계" 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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