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의학전문위원에게 물어 보세요] 임신중에 술 마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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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결혼한지 8개월째 되는 새댁입니다. 오늘 산부인과에서 임신 5주째임을 알았어요. 임신한 줄 모르고 사흘전 회사 회식 때 맥주를 서너컵 마셨는데 괜찮을까요. (강남구 28세 L)

<답> 술도 다른 독성물질처럼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술이 기형을 발생시킬 수 있는데 임신중 술을 마신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태아알콜증후군' 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이는 알콜에 기형을 유발시키는 독성이 있기 때문인데 뇌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머리 크기가 작고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가 태어나는 겁니다.

또 얼굴은 작고 특히 인중이 긴 이상한 모습을 띠며 심장 기형도 발생할 수 있어요. 이런 기형아를 출산하는 것은 술을 언제,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와 관계가 있습니다.

통상 이 병은 임신 첫 3개월 동안 위스키를 하루 한잔 이상 습관적으로 마시는 경우에 대부분 발생합니다.

미국에선 출생아 1천명당 한명꼴로 태아알콜증후군 환자가 태어나는데 대부분 엄마가 알콜중독환자지요. 물론 술 한잔에 만취되는 사람도 있고 양주 한병을 마셔도 끄떡없는 사람이 있듯 알콜에 대한 민감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임신부가 술을 마셔서 태아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도 다양해요.

최근 외국의 연구결과는 임신 말기 3개월 동안에 술을 한번만 마셔도 태아의 뇌세포에 나쁜 영향을 미쳐 태어난 아이가 기억력.학습능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임신중엔 술을 한모금도 안마셔야 합니다.

L씨도 앞으로 출산 때까지는 절대 금주하도록 하세요.

◇ 문의내용을 정보과학부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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