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직원들 "시장없을때 조심해야"…14일 기습 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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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4일 오전 9시 서울시청 출입구에는 평소 볼 수 없던 진풍경이 벌어졌다.

서울시 인사행정과 직원들이 시청 본관과 별관의 모든 출입구를 지키고서 공무원들의 지각 여부를 점검하고 있었던 것. 이 기습 단속은 '시정 최고책임자의 외국 출장을 틈타 직원들이 지각을 하는 등 기강이 해이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이뤄졌다.

고건(高建)시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주 요도시 시장회의 참석차 13일부터 1주일간 출장 중이다.

시 공무원들의 업무 시작은 오전 9시부터지만 복무 조례상 업무 준비 시간을 감안, 오전 8시50분까지 출근토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8시50분~9시 사이에 출근한 공무원들은 인사과 직원들로부터 "좀 더 일찍 출근해 달라" 는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오전 9시를 넘겨 시청에 도착한 공무원들은 지각자 명단에 이름이 오르는 불명예를 겪어야 했다.

시청 직원 2천5백65명 중 0.5%인 14명이 지각했다.

이중 4명은 "밀린 업무 때문에 자정이 넘어 퇴근했다" "평소와 달리 지하철이 연착했다" 는 이유있는 해명으로 즉석에서 '사면' 됐다. 하지만 나머지 10명은 '오늘만 늦었는데 조금 억울하다' 는 항변에도 불구하고 숙직.당직을 서는 '벌' 을 받게 됐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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