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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4·13 격전지] 성남 분당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 12일 오전 분당 금곡초등학교 운동장. 조기축구회 행사장에서 처음 마주친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위원장과 민주당 이상철(李相哲)위원장은 둘다 정치초년생인 탓인지 당황하면서 "잘해보자" 는 인사만 나눈 채 자리를 떴다.

재정경제부 산업경제과장 출신인 任위원장과 한국통신프리텔 사장을 지낸 李위원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내 선두다툼을 벌이는 경기 성남분당을. 여기에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탄 7선의 오세응(吳世應)의원이 명예회복을 외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李위원장은 '분당을 벤처타운으로, 주민을 주주로' 라는 구호를 내세운다. 최근의 벤처기업 바람을 최대한 활용하고 정보통신 전문가라는 경력을 부각해 선거를 인물 대결로 몰아간다는 구상이다.

그는 "20조원 사장과 4급관료의 대결구도로 가야 한다는 것이 선거전문가들의 권유였지만 네거티브 캠페인은 하지 않기로 했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 권익현(權翊鉉)의원의 사위인 任위원장은 13일에도 아파트 노인정을 7곳 방문하는 등 얼굴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주민들과 만나서도 거창한 공약을 내세우기보다는 "궁금한 점을 물어보세요" 라며 색다른 화법을 구사한다. "신인답게 다가가기 위해서" 라는 설명이다.

任위원장은 "새로운 정치 흐름과 맞는 사람을 선택해달라. 어느 당이 수권능력이 있는지 판단해달라" 며 상대적으로 야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구 특성을 활용하고 있다.

자민련 오세응 의원측은 성남 인근에서 6선을 한 토박이 정치인임을 강조한다. "지역을 위해서는 거수기 역할밖에 못하는 신인보다는 중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며 "벌여놓은 지역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게 마지막 기회를 달라" 고 호소하고 있다.

민국당에서는 1천5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21세기 분당포럼' 을 통해 지명도를 넓힌 이영해(李永海)위원장이 뛰고 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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