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신대륙 와인에 고전 ? FTA가 유럽 와인 살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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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2005년산 프랑스 보르도 와인은 ‘세기의 빈티지’로 불릴 만큼 품질이 뛰어났다. 실비 카즈 레젱보(사진)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회장은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시음회에서 2006년산 와인을 소개했다. 지난해 여성으로는 최초로 회장에 선출된 그는 샤토 랭슈 바주, 오름 드 페즈 소유주다.

그는 “2006년산은 2005년산과는 달리 보르도 지역의 전형적인 와인”이라고 소개했다. 2005년에 비해 햇살이 뜨겁지 않았지만 예년과 비슷한 여름 날씨를 보였고, 9월에 날씨가 좋아 포도가 잘 여물었다고 한다. 그는 “과일 향이 풍부한 와인이어서 2005년산보다 좀 더 빨리 마실 수 있다”며 “지금부터 3년 후가 적기”라고 말했다.

-프랑스 와인업계가 보는 한국의 비중은.

“그랑 크뤼 와인은 중간도매상을 거쳐 판매되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비중을 수치화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시아는 큰 시장이다. 규모 자체보다 얼마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국은 금융위기 시작 전까지 매년 중국보다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에서 그랑 크뤼 와인은 매우 비싼데.

“가격에 따라 매겨지는 세금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랑 크뤼에도 저렴한 와인이 많다. 그런 와인이 한국에 더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

-칠레·미국 등 신대륙 와인의 도전이 거세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유럽 와인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신대륙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세고 맛이 강렬해 음식과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영국에서도 3~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호주 와인이 유행했지만 요즘은 다시 유럽 와인으로 복귀하는 추세다. 와인을 알면 알수록 토양과 와이너리에 따라 특색 있는 풍미를 가진 유럽 와인을 찾게 된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갈비구이가 가장 맛있다.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고를 때는 음식 자체뿐만 아니라 누구와 함께하는 자리냐도 고려해야 한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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