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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터넷 시대 이통 + 포털 ‘허니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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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옥외에서 인터넷을 하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진전되면서 서로 몸을 바짝 밀착하는 회사들이 있다. 이동통신과 인터넷 포털 회사다. 통신업계가 인터넷과 연결된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려면 콘텐트가 많은 포털과 가까이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선 이미 이런 짝짓기가 보편화됐다. 미국의 세계 최대 검색 포털인 구글이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에 지도 등의 콘텐트를 제공한다. 구글은 아예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공개했다.

# 이동통신과 포털, ‘2인3각’ 경기

NHN이 운영하는 포털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지도서비스를 강화했다. 대중교통과 지역정보를 지도 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휴대전화로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대중교통 수단을 찾거나, 실시간으로 어느 도로가 막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지도 저장 기능’을 쓰면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라도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와 다음은 모바일 홈페이지도 운영한다. 화면 크기가 작고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요금을 내야 하는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는 PC용 홈페이지보다 단순한 화면이 낫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은 포털 NHN·다음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인터넷 ‘오즈(OZ)’의 신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네이버 미투데이, 다음 TV팟 등 21가지 서비스를 OZ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휴대전화 대기화면에 배치하려는 것이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인터넷상에서 검증된 서비스를 휴대전화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HN과 다음은 이번 제휴로 모바일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LG텔레콤이 네이버·다음과 손잡은 것은, 국내 최대 이통사인 SK텔레콤의 관계사 SK커뮤니케이션즈가 포털 네이트를 통해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무섭게 추격 중이기 때문이다. 올 초 엠파스와 통합한 네이트는 9월 싸이월드와도 메인 페이지를 통합하면서 방문자 수가 8월의 두 배로 늘었다.

KT도 바쁘게 움직인다. 이석채 회장은 최근 서울에서 앨런 유스타스 구글 수석부회장 등과 만나 무선인터넷 활성화, 안드로이드 단말기 도입에 관해 논의했다. 구글은 유선 인터넷에서는 한국에서 네이버·다음 같은 토종 포털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이 상륙하면 모바일 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

# 유·무선 통합 콘텐트 늘어나

싸이월드·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포털과 이통 업체 간 제휴도 활발해졌다. SK텔레콤은 최근 휴대전화로 트위터 글을 주고받는 ‘트위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홍성철 SK텔레콤 NI사업부문장은 “트위터가 휴대전화와 연동되면 단골손님을 만드는 ‘킬러 콘텐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트위터의 두 배가 넘는 60여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NHN 미투데이 서비스는 이에 긴장하고 있다. 일찌감치 휴대전화 연동 기능을 탑재해 관심을 끌었는데 이런 비교우위가 사라진 것이다. NHN의 박수만 팀장은 “모바일을 강화한 미투데이 업데이트 판을 다음 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도 한국형 트위팅 서비스에 뛰어든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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