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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인사이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불의에 맞서는 용기를 찬미하고 어떤 난관 속에서도 결국엔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통적인 휴먼드라마다.

골리앗과 같은 거대기업을 상대로 싸우고자 할 때 맞게 되는 개인의 내면적 고민과 갈등, 조직의 논리에 흔들리는 '회사 인간' 의 나약한 모습 등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실화를 재연한 만큼 설득력이 강하다.

미국의 3대 담배 회사중 하나인 브라운&윌리엄슨의 연구 개발부 책임자인 제프리 와이갠드 박사(러셀 크로우)는 어느 날 '의사소통 능력 미달' 이라는 이유로 해고된다.

그러나 CBS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60분' 을 진행하는 PD인 로월 버그만(알 파치노)은 박사가 해고된 진짜 이유가 다른 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회사가 판매를 늘릴 목적으로 인체에 해로운 암모니아 화합물을 담배에 주입하는 것을 제지하려고 했던 것이 원인이었던 것.

박사와 PD가 방송을 통해 이를 폭로하려고 하자 담배 회사는 갖은 수단을 동원해 협박한다. 이 과정에서 담배 회사가 들이대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근로 서약서' . 근무 중 알게된 비밀을 외부에 유출해서는 안 된다는 각서였다.

가족의 외면과 자신의 과거까지 들춰지는 수모를 겪고 살해 위협을 받으면서도 박사는 되레 '전의(戰意)' 가 살아난다. 그러자 이번에는 방송사에서 PD에게 압력을 행사한다.

방송사도 기업인 만큼 '언론의 역할' 보다는 기업 이윤이 먼저라는 논리에 버그만 PD는 강력히 반발한다.

실화를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극영화로 만들게 되면 현실은 항상 드라마가 된다. 그래서 주인공은 영웅이 되고, 현실의 갈등과 충돌은 말끔하게 해결돼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인사이더' 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속임수를 알고 본다면 제목 '인사이더' 는 내부 정보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 '히트' 의 마이클 만 감독 연출.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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