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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네초바 '열아홉살의 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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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러시아의 19세 소녀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가 US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794만달러)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9번 시드의 쿠즈네초바는 12일(한국시간) 뉴욕의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엘레나 데멘티예바(러시아.6번시드)와의 결승에서 2-0으로 승리,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쿠즈네초바는 왼쪽 허벅지 부상에 시달리는 데멘티예바를 강력한 스트로크와 빠른 베이스라인 플레이로 공략해 1세트를 6-3, 2세트를 7-5로 끝냈다.

사이클 선수로 스포츠에 입문, 두번이나 레이스에 출전했다가 테니스로 종목을 바꾼 쿠즈네초바는 치아교정기를 단 앳된 모습에 어울리지 않게 준결승까지 여자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44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터뜨리는 파워 테니스로 정상까지 치달았다. 2002, 2003년 연속 3회전 진출에 이어 대회 출전 세번째 만의 우승이다. 반면 데멘티예바는 시즌 두번째 준우승에 그쳤다.

러시아 여자테니스는 프랑스오픈(아나스타샤 미스키나 우승)과 윔블던(마리아 샤라포바 우승)에 이어 US오픈마저 제패, 그랜드슬램 대회 중 벨기에의 쥐스틴 에넹이 우승한 호주오픈을 제외한 3개 타이틀을 석권하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는 러시아 선수끼리 패권을 다퉜다.

현재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랭킹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10위인 베라 즈보나레바를 포함, 모두 5명이 톱10에 포진해 있다. 또 14위 나디아 페트로바는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호주오픈 챔피언 에넹을 꺾어 파란을 일으켰다. 이런 사정 때문에 전문가들은 러시아발 태풍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편 남자단식에서는 세계 1위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레이튼 휴이트(4번 시드.호주)가 맞붙는다. 페더러는 준결승에서 팀 헨먼(5번 시드.영국)을 3-0으로 가볍게 제압, 호주오픈.윔블던에 이어 세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정상을 노리게 됐다. 2001년 US오픈 챔피언 휴이트는 17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터뜨린 요아킴 요한손(28번 시드.스웨덴)의 돌풍을 역시 3-0으로 잠재웠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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