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빠르게 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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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빠르게 호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매출액 상위 6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백31로 2월(1백10)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고 6일 발표했다. 이는 1992년 이후 8년만에 최고치며, 지난해 3월에 비해서는 25포인트가 높다.

BSI가 1백을 넘으면 전월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곳보다 많음을 뜻한다. 이처럼 기업이 앞으로의 경기를 좋게 보는 것은 올들어 내수 및 수출증가에 대한 기대심리가 거의 전 산업분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미국 등 세계경기가 지속적인 호조를 보이면서 환율.유가.물가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요인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며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과 건설.음식료 등 내수부문이 동반 상승하는 국면" 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백32)에 대한 전망이 비제조업(1백28)보다 더 좋을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학공업(1백31)의 경우 비금속광물(1백60).전기 및 전자(1백39).1차금속(1백36) 등 전 업종이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경공업(1백33)도 가죽 및 신발(1백55).나무 및 나무제품(1백42)업종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오름세인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는 정유(50)와 광업(80).타이어와 조선(1백)은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조사됐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은 "최근 수입이 급증하는 것도 기업이 투자를 늘려 원자재.자본재를 많이 들여오는 추세와 관계가 많다" 고 분석했다.

실제로 내수(1백41)는 소비심리 회복과 봄철 성수기로 접어든 계절적 수요 증가 때문에 지난달(1백12)보다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업들이 내다봤다.

수출(1백25)부문도 화학(1백30).자동차(1백24)뿐 아니라 최근 가격이 반등한 반도체와 가전제품의 수출이 잘 돼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규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각종 경기동향 지수가 1998년을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며 "당분간 이같은 기대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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