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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서 셔틀콕 국제대회 어떻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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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화순 코리아챌린지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국내외 선수들이 22일 오후 하니움 문화스포츠센터에서 연습하고 있다. [화순=프리랜서 오종찬]

21일 오후 전남 화순군 화순읍 하니움 문화스포츠센터.

열 개가 넘는 코트에서 남녀 배드민턴 선수 40여 명이 라켓을 휘두르고 셔틀 콕이 네트 위를 오가는 게 어지러울 정도다. 금발과 푸른 눈의 서양인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우크라이나에서 온 선수들이었다. 이들의 연습 모습을 관람석에서 지켜보던 박기준(39·상업)씨는 “마치 외국이나 서울의 경기장 안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각국의 배드민턴 선수들이 지난주 말부터 속속 화순군으로 모이고 있다. 캐나다·네덜란드·러시아를 포함해 14개 국가의 선수와 임원 등 217명이 올 예정이다. 국제심판 등 운영요원을 합치면 500명 이상이 모인다. 24일부터 29일까지 하니움 문화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2009 코리아챌린지 국제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 대회는 화순군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행사다.

인구 7만 명에 불과한 화순군이 국제 스포츠 행사를 어떻게 유치할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한국 셔틀콕의 간판 스타인 이용대(21·삼성전기·사진) 선수의 덕이 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이효정 선수와 함께 금메달을 딴 이용대 선수는 잘 생긴 얼굴과 복근·윙크로 인기를 얻었다. 그는 화순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초·중·고교 선수로 활약했으며, 부모님이 화순에 살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한우구 사무차장은 “이 선수의 금메달 획득 후 그의 고향인 화순에서 코리아 챌린지를 열자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지역 출신 스타의 인기에 힘입어 경쟁 없이 국제대회를 유치한 것이다.

화순군의 배드민턴 인프라도 한몫했다. 9월 개관한 하니움 다목적 경기장은 플로어가 72mX42m로 넓다. 일반 체육관의 플로어가 원형이나 타원형인 것과 달리 직사각형이어서 활용도가 높다. 연습경기는 26게임, 정식경기는 14게임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지난 9월 개관한 지상 2층, 지하 3층의 하니움은 지하에 공연장·갤러리가 함께 있다. 화순군은 국내 최초로 한 건물에 실내체육관과 문화예술회관 기능을 담은 특징을 살려 이번 대회 기간에 선수·임원을 위해 영화 상영과 수석 전시회 같은 문화행사도 열기로 했다. 뉴질랜드 국가대표팀의 주장 도나 헐리베이(29)는 “경기장이 크고 실내·외 휴식공간도 잘 갖춰져 놀랐다”고 말했다.

지역 배드민턴 팀의 경기장을 연습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화순읍에는 초·중·고교 2개씩 6개 학교와 화순군이 팀을 갖고 있다. 화순군은 또 외국어가 능통한 공무원과 다문화 가정의 군민 20명을 통역원·안내원으로 배치했다.

전완준 화순군수는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이고 군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화순을 외국에 알리는 데 이번 대회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순=이해석 기자 ,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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