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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구 소득격차 더 벌어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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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빠른 경기회복과 정부의 잇따른 복지대책에도 불구하고 계층간 소득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 증가속도가 소득을 크게 앞지르면서 과소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1999년 도시근로자 가계수지동향' 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백32만7천원으로 1년 전보다 9.1%(19만3천원) 늘어났다.

그러나 계층별 소득격차는 더 벌어져 상위 20% 계층의 월평균소득(4백78만원)이 하위 20% 계층(86만원)보다 5.57배나 많았다.

이 비율은 지난해 1분기 때 5.85배까지 높아졌다가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5.24배, 5.29배로 개선됐으나 4분기 들어 다시 악화된 것이다. 또 소득불평등 정도를 지수화한 지니계수도 지난해 3분기 0.310에서 4분기에는 0.327로 다시 나빠졌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구조가 개선됐음을 나타낸다.

전체 소득이 계층별로 어떻게 나뉘었는지를 보여주는 소득점유율은 상위 20% 계층이 98년 39.8%에서 지난해 40.2%로 올라간 반면 하위 20% 계층은 7.4%에서 7.3%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도시근로자가구의 전체 소비증가율(14.3%)이 소득증가율(9.1%)을 앞지르는 등 씀씀이가 헤퍼졌으며, 하위 20% 계층은 월평균 가계 적자가 11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가 늘면서 월평균 저축액은 50만원으로 1년 전보다 5만원 줄었다. 정부는 소득격차 확대에 대해 ▶연말에 연봉제 실시에 따른 퇴직금과 성과급이 집중되고 ▶증시활황 등으로 자산소득이 불어나는 등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벤처투자 붐 등으로 '부(富)의 재편' 이 활발해지는 구조적 현상을 들어 소득격차는 계속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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