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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편해져" 승용차 "더 막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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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 수색 방면에서 온 차량과 성산대교 방면에서 사천고가차도를 넘어온 차량이 고가차도 끝 부분에서 섞이며 정체를 빚고 있다.강정현 기자

"중앙버스차로제 시행 이후 도봉.미아로는 '마(魔)의 지대'가 돼 버렸다." (삼양운수 택시기사 박진홍(33)씨)

"강남대로의 경우 버스는 물론 일반 차량의 흐름도 확실히 나아졌다. 버스 난폭운전이 사라져 손님 태우기도 수월해졌다."(개인택시기사 윤중철(64)씨)

지난 7월 서울시내 세 곳에 중앙버스차로제를 도입한 이후 노선마다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3개 구간 모두 버스 소통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러나 일반 차로의 경우 강남대로를 제외하고는 흐름이 개선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수색.성산로=편도 1개 차로를 중앙차로로 운영하다 보니 일반 차로가 2개뿐인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수색전철역 부근처럼 가로변에 초록버스 정류장이 있으면 승용차 등 일반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은 1개 차로뿐이어서 흐름이 끊기기 일쑤다. 여기에 불법 주차차량까지 있으면 흐름은 더 나빠진다.

특히 시내로 오던 차들은 모래내를 지나 사천교 부근에 이르면 연세대 앞까지 2㎞ 남짓 구간에서 굼벵이가 된다. 성산대교 방면에서 사천고가차도를 타고 넘어오는 차량과 뒤엉키는 데다 일반차로가 3차로에서 2차로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를 힘겹게 지나도 동교동과 홍은동 방면 차량들이 진입하는 연희인터체인지에서 정체가 계속된다. 사천고가차도 끝부분과 마찬가지로 차로가 줄어든 탓이다. 서울시는 서대문우체국 정류소 부근 220m 구간의 보도 폭을 줄여 일반차로를 3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 도봉.미아로=도봉산역 앞길에서 성균관대 입구까지 평소 한시간 걸리던 길이 40분대로 단축될 만큼 버스 소통이 원활해졌다. 중앙차로가 생긴 뒤 차고지 도착시간 예측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일반차로는 한시간 이상 걸리는 게 예사다. 도로가 편도 3~4차로로 좁은 데다 이마저 병목 구간이 많아 정체가 극심하다. 특히 쌍문역이나 대지극장 주변은 하루 종일 차가 밀리는 상습 정체구간으로 꼽힌다. 차로가 줄어든 데다 손님을 태우려는 택시들이 불법 정차하기 때문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연동이 가능하도록 신호체계를 변경하고, 대기 차량을 줄이기 위해 좌회전 차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 강남대로=버스.승용차 모두 흐름이 좋아졌다. 교통량은 많지만 도로가 넓은 데다 굴곡도 없어 중앙차로 시행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택시기사 홍성갑(56)씨는 "전엔 버스가 손님을 태우느라 2~3개 차로를 막는 바람에 정체가 심했는데 이젠 지그재그 운전이 사라져 차로가 오히려 늘어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교통전문가들은 "중앙차로제가 버스는 물론 일반 차량의 소통까지 원할해지는 '윈윈 게임'이 되려면 도로 폭이나 굴곡 정도, 병목 여부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메트로부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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