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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월드] '디지털' 다음 화두는 '모바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2면

전세계적으로 가정이나 사무실에 있는 (고정)전화의 회선 수가 10억개에 달할 때까지는 장장 1백년 이상 걸렸다. 이에 비해 휴대전화 대수는 불과 10년만에 3억대를 넘어섰다.

1980년대 말을 돌이켜보자. 지금 생각해 보면 휴대전화에 관한 당시 예상은 적어도 두가지 점에서 큰 착오가 있었다.

먼저 실용화나 성장가능성 면에서 휴대전화보다 카폰을 과대평가했다. 또 일반인들이 휴대전화의 성능이나 성장속도에 만족하지 못할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당시 무전기 크기만 하던 휴대폰은 이제 손 안에 쏙쏙 들어오는 초소형 제품들로 바뀌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이제 대다수 젊은이들은 휴대전화만 구입하지 (고정)전화 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는 종래의 아날로그 전화의 인프라를 대체하는 디지털 휴대전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아마도 5년 이내에 디지털 휴대전화가 전화사업의 중추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가다. 한가지 분명한 추세는 노트북 컴퓨터나 개인휴대단말기(PDA)등에 디지털 접속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예를 들면 내가 여기저기 이동을 할 때 온라인에 접속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휴대전화다.

아직 9.6킬로비트/초 라는 통신속도의 제약에 묶여 있지만 GSM은 조만간 제3세대 휴대전화가 등장하면 3년 이내에 256킬로비트/초에서 2메가비트/초의 경이로운 통신속도를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모바일' 의 정의는 모든 사물로 확대되고 있다. 코드리스 키보드나 마우스를 비롯, 차세대 백색가전(세탁기.냉장고 등), AV기기(TV.음향기기 등)에 모두 제3세대 휴대전화의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

식품이나 의료품에 붙어있는 바 코드도 송수신 기능을 갖는 싱글 칩으로 바꿔져 품질.판매.애프터 서비스가 완벽하게 관리될 것이다.

화물 콘테이너.선박.도난차량.도난 비디오 등의 소재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보험회사에게 이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이 여권 심사대나 슈퍼마켓에서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불편함이 조만간 사라질 지 모른다.

'스마트 카드' 에 탑재된 1개의 칩 만으로 모든 정보가 기록되고 제어되는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거래도 마찬가지다. 우리들은 각자 자기 자신의 정보 송.수신기를 갖고 다니게 되는 셈이다.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물리적 접촉을 하지 않고도 자신의 신분이 확인되고, 자신의 정보가 엑세스, 경신되는 것이다.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무 가게나 들러 별도의 계산절차 없이 그냥 집에 가져가면 나중에 계산서가 청구돼 나오는 것이다.

무선 주파수대의 한계를 거론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대의 이용률이 10%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주파수대는 30㎓ 까지 확대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라디오.TV.군사용 무선.위성 레이더.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서비스 등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피터 코크란(Peter Cochrane)<브리티시 텔레콤(bt)수석 테크노롤지스트>

日 '주간 다이아몬드' 誌

정리〓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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