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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식 abc] 재간접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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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최근 ‘재간접 펀드’가 부쩍 많이 출시되고 있다. 펀드는 투자자가 주식이나 채권을 직접 사지 않는다는 점에서 간접 투자상품이다. 재간접 펀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산의 절반 이상을 이미 존재하는 다른 펀드들에 투자한다. 그래서 펀드 오브 펀즈(Fund of Funds), 즉 펀드 속 펀드라고도 불린다.

요즘 재간접 펀드가 느는 건 해외 펀드에 대한 비과세가 올해로 종료되는 영향이 크다. 그간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주식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15.4%)을 면제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설정된 역외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것보다 국내 설정 해외펀드가 세금 면에서 유리했다. 하지만 세금면제 혜택이 사라지면 그 차이도 없어진다.

재간접 펀드의 장점은 검증된 펀드들에 투자할 수 있어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점이다. 또 여러 운용사의 펀드에 골고루 투자해 분산투자의 효과도 볼 수 있다. 또 해외의 특정 지역이나 특정 업종·분야, 헤지펀드 등 일반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펀드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펀드에서 또 다른 펀드로 투자하는 구조라 펀드 보수나 비용이 이중으로 나간다. 투자 결정 전 보수·비용을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이는 투자설명서상에 ‘합성 총보수·비용’이란 항목에서 살펴볼 수 있다. 또 여러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의 경우 과도한 분산투자로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분산보다는 명확한 투자전략을 선호하는 투자자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요즘 나오는 재간접 펀드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 상장된 금 ETF에 투자하거나 홍콩 증시의 중국 본토 ETF 등에 투자하는 식이다. ETF의 경우 지수를 따라가는 특성 때문에 운용회사의 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엇갈리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또 중국 본토 투자와 같이 주식매매에 각종 규제가 많은 경우에도 유용하다. 일반 중국 본토 펀드의 경우 환매하는 데 최대 40일이 걸리지만 ETF를 활용한 재간접 펀드의 경우 5~8일가량이면 환매가 가능하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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