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대기 피고인 3명 교도관 찌르고 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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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서 대기 중이던 강도사건 피고인 3명이 교도관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사건 발생 직후 교도관들은 경찰 신고를 미룬 채 자체 추적작업을 벌이는 바람에 경찰 출동이 30여분 지연됐다.

◇ 범행〓24일 오후 3시45분쯤 광주시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던 정필호(37).노수관(38).장현범(31) 피고인 3명이 흉기로 교도관 이동재(48.교위)씨의 목을 찌르고 달아났다.

범인들은 2층 법정 대기실에서 대기하다 재판장의 호출에 따라 李씨가 수갑을 차례로 풀어주는 순간 鄭씨가 미리 준비한 20㎝ 길이의 흉기로 李씨의 목을 찔렀다.

◇ 탈주〓범인들은 방청석을 가로질러 후문을 통해 법정을 벗어난 뒤 법원건물 2층 계단을 내려와 법원건물을 빠져나왔다.

이들은 법원 후문 담장을 뛰어넘어 인근 동산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택시를 타고 달아나려 했으나 택시운전사가 승차를 거부, 동산초등학교 운동장 안으로 도주했다.

범인들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광주 동부경찰서 지산파출소 앞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카렌스 승합차를 탈취해 무등산 방면으로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교도관들은 경찰 신고를 하지 않고 자체 추적을 벌여 경찰은 30여분이 경과된 오후 4시13분쯤 추적에 나섰다.

◇ 현장〓범행 당시 피고인 대기실과 법정 안에는 교도관 5명과 재판 대기 중이던 재소자 14명, 방청객 50여명이 있었으나 범인들의 범행을 제지하지 못했다.

법정바닥에는 교도관 李씨가 흘린 피가 흥건했으며 목부위 동맥을 찔린 李씨는 조선대부속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출혈이 많아 중태다.

◇ 수사〓전남지방경찰청은 광주 동부경찰서장 정병률(鄭炳律)총경을 수사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지산파출소에 설치하고, 고속도로 진입로와 주요 도로 등 도주 예상로를 차단하고 범인들을 추적 중이다.

또 鄭와 盧씨의 고향인 전남 함평과 경기도 부천.고양시 등 연고지에 형사대를 급파했다.

광주〓구두훈.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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