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디셀러 다시보기] '한국 작곡가 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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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한국예술연구소(소장 김춘미)에서 한국 작곡가 9백여명의 작품목록을 총정리한 '한국 작곡가 사전' 을 펴냈다(시공사.5백18쪽.1만2천원). 1995년부터 3권의 연구보고서로 발행한 것을 이번에 내용을 대폭 개정해 한 권으로 묶었다.

시대적으로는 개화기 이후부터 1970년 이전에 태어난 작곡가까지 망라했고 국내 작곡가는 물론 북한 작곡가와 중국 조선족 등 해외에 거주하는 한민족 작곡가들도 포함시켰다.

국악과 출신은 물론,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작곡집을 발간하거나 개인 발표회를 연 사람이면 모두 작곡가의 범주에 넣었다. 생몰연도.간단한 생애와 경력.작품목록을 실었다.

평가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객관적인 서술 위주로 구성된 이 책은 국내 최초의 작곡가 인명사전이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초연된 연도와 악보 가 출간된 연도를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 악보출판사가 명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생존 작곡가의 경우 작품 목록이나 경력을 당사자의 응답을 바탕으로 기록해 1차 자료에 대한 신빙성이 다소 떨어진다.

안방에서 작곡해 연주나 출판을 통해 발표하지 않은채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악보까지 목록에 포함시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윤이상의 작품목록과 지방의 무명 작곡가가 쓴 수백 곡의 동요가 같은 비중으로 게재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편집진에서 작품목록을 걸러내는 작업을 하지 않은 탓이다.

악보.음반.프로그램 등 한국 작곡가들에대한 1차 자료를 보관하는 '한국음악 정보센터' 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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