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동동] 연탄 때는 집들이 송파구에 많은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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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 9월 서울 25개 구 가운데 셋째로 많은 1649억원의 재산세를 거둔 송파구. 강남(3683억원)·서초(1950억원)와 함께 ‘강남 3구’라 불리는 송파구는 그러나 서울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가장 많다. 서울시 기후에너지담당관실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연탄을 때는 집은 2857가구. 구(區)별로는 송파가 347가구로 1위다. 거여동·마천동 일대 집단 무허가촌과 문정동 비닐하우스촌에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많기 때문이다. 거여·마천은 1970년대 초 사대문 안에 살던 철거민들이 모인 곳으로 지금도 공용 수도,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2012년 초 거여·마천지구 재개발이 시작되고 내년 문정동 법조타운(10만8000㎡) 공사가 시작되면 송파구의 연탄 사용 가구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연탄을 때는 가정이 둘째로 많은 곳은 성북구로 227가구다. 성북구는 단독주택이 많아 정릉동과 길음동 일대 주거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연탄 사용 가구가 많이 남아 있다. 이어 동작구 204가구, 종로구 170가구, 노원구 168가구 순이다.

재정 자립도가 25개 구 가운데 20위이고 영세민이 많은 금천구가 연탄 사용 가구 수는 7가구로 가장 적다. 65년 용산구 이촌동 한강변 이주민이 자리 잡은 시흥2동 등 낙후지역이 97년부터 2002년 사이 속속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 덕분이다. 양천구는 목2동 노후 연립주택을 중심으로 13가구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어 서울에서 둘째로 연탄 소비 가정이 적다. 서울시는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함께 연탄 사용 가구 가운데 기초생활·차상위·소외계층 2193가구에 가구당 15만원(연탄 약 300장 분량) 상당의 ‘사랑의 연탄 쿠폰’을 전달할 예정이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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