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주민증 받으러 갔더니 마냥 "기다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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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며칠 전 할아버지의 주민등록증 분실신고를 하기 위해 서울 가양2동사무소에 갔다. 할아버지는 중풍으로 거동하기가 불편했지만 주민등록증 분실신고는 본인이 직접 가서 하겠다고 해 할아버지를 모시고 걸어서 3분이 채 안되는 동사무소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분실신고 서류를 작성, 제출하니 담당자는 3일 후 오후 4시까지 오라고 했다.

그러나 예정된 시간에 동사무소에 갔으나 담당자는 "아직 되지 않았다" 며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렇게 10분, 20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더니 결국 1시간 가까이 기다리게 됐다.

그 사이 여러번 "언제쯤 나오냐" 고 물어봤지만 담당자는 같은 대답만 되풀이했다.

집에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혼자 있을 생각을 하니 화가 나 "차라리 조금 늦게 오라고 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 고 항의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21개 동에서 분실신고 들어온 것을 다 처리하느라 그래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라며 안절부절못했다.

당시 그곳엔 나를 포함한 주민등록증 발급 대기자가 여러명 있었다. 이들도 짜증이 나는지 연신 얼굴을 찡그렸다.

민원업무가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면 그만큼 직원을 더 배치하거나, 아니면 발급 시기를 제대로 조정해 민원인이 쓸데없이 오래 기다리게 해선 안될 것이다.

김민철 <가명.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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