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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늄 추출 파문] "핵무기용으로 모는 건 말장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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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제사회가 한국을 코너로 몰아 넣으려는 의도 외에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습니다."

9일 대덕연구단지의 한국원자력연구소 집무실에서 만난 장인순(사진)소장은 "지난 2일 불거졌던 우라늄 의혹을 거의 해소한 걸로 알았더니 이번엔 20여년 전의 플루토늄이 튀어나오면서 거의 '녹다운'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플루토늄 의혹까지 사고 있다.

"당시 국산 핵연료 실험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실험은 핵연료가 얼마나 효율이 좋은지 알기 위해 태운 다음 성분을 분석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극미량의 플루토늄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당시 우리 연구소의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Ⅲ'의 용량은 현재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의 15분의 1 수준이다. 하나로에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허가 아래 이뤄지는 각종 실험을 통해 연간 200g의 플루토늄이 나오는데 이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이었을 것이다. 하나로의 200g도 20년을 모아야 핵폭탄용으로 쓸 수 있을 정도다. 1980년대 플루토늄이 핵무기용이었다는 의혹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80년대 초 연구소에 재직 중이었나.

"내가 연구소에 들어온 게 마흔살이던 79년이다. 말단이었고 옆에서 무슨 실험을 하는지도 몰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일은 82년 당시 화학분석부 5~6명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책임자였던 김영국.서경수 박사 등은 모두 고인이 됐다. 또 서울과 대전에 나뉘어 있던 원자력연구소가 84년 대전으로 통합되면서 자료가 많이 소실돼 현재 실험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이번에 사찰단이 서울 공릉동의 트리가마크Ⅲ를 찾아갔을 때 함께 갔나.

"같이 가지 않았다. 이들은 현재 해체작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보러간 것이다."

대전=심재우 기자

*** 바로잡습니다

9월 10일자 6면 '한국원자력연구소 장인순 소장 인터뷰' 기사 가운데 '당시 책임자였던 김영국 박사는 고인이 됐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기에 바로잡습니다. 장 소장은 10일 "얼마 전 고인이 된 양경린 박사를 김영국 박사로 혼동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사실확인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장 소장의 발언을 여과 없이 실은 점에 대해 김영국 박사와 가족에게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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