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하이트 日 발포맥주 시장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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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일본 발포맥주시장을 잡으려는 국내 맥주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발포주(發泡酒)란 원래 샴페인처럼 술에 탄산가스가 들어 있어 병뚜껑을 열면 거품이 나는 술을 말한다.

그러나 맥주업계에서는 맥주 원료인 맥아가 일반맥주보다 훨씬 적게 들어 있으면서 맛과 향은 별로 차이가 없어 맥주처럼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일컫는다.

일반맥주의 맥아 비율은 67%지만 발포맥주는 25% 미만이다. 알콜 도수는 5.5도로 일반맥주(4도)보다 오히려 높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최근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자 국내 맥주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OB맥주는 이미 지난해 발포맥주를 생산해 일본 유통회사 다이에를 통해 '베르겐브로이 핫뽀슈' 라는 이름으로 1백65만상자(한 상자〓3백54㎖ 24캔)를 수출했다. 올해는 목표를 2백만상자로 늘려 잡았다.

하이트맥주는 일본 미쓰이상사와 계약해 발포주 '워트사워' 를 올해 2백만상자(1백30억원 어치) 수출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발포맥주가 인기인 것은 일단 일반맥주보다 값이 싸기 때문이다. 일본 주세법은 맥아 비율이 낮을 수록 주세가 싸다.

맥아 비율이 67% 이상이면 주세는 ℓ당 2백22엔이지만 25% 미만이면 1백5엔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발포맥주는 맥아 비율.주세.가격이 낮다고 해서 '3저(低) 맥주' 라고도 한다.

일본시장에서 일반맥주는 매출이 3년 이상 뒷걸음 친 반면 발포맥주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의 두배 이상으로 늘어나 전체 맥주판매량의 14%를 차지할 만큼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산토리.삿포로.기린맥주 등 쟁쟁한 맥주 메이커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여기에 국내기업까지 가세함으로써 일본 발포맥주시장 쟁탈전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OB맥주 특판팀 김정훈 과장은 "국내기업의 맥주제조기술이 일본 못지 않는데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신선도 경쟁에서 일본업체에 뒤지지 않는다" 며 "일본 발포맥주시장에서 국산이 선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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